같은 테이블서 2시간 간담 이어 식사까지 하면서도 눈길 피해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김해을)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18일 경남 김해상공회의소에서 불편하게 만났다.
두 사람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으로 알게 됐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김 의원 입장에선 '악연'으로 기억됐을 법하다.
노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퇴임 후 김해 봉하마을로 귀향한 노 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마지막 비서관'이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 김해상공회의소가 주최한 '김경수 국회의원 초청 상공인 간담회'에서 만났다.
두 사람이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잠시 마주친 적은 없지 않지만 얼굴을 맞대고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과 박 회장은 같은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2시간가량 간담회를 진행하고 도시락으로 오찬까지 했지만 서로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김해상공회의소 류진수 회장과 허성곤 김해시장이 앉아 그나마 어색함과 불편함을 덜었다.
간담회가 시작된 후 허 시장이 빠지자 류 회장만 중간에 앉았다.
류 회장과 각각 대화를 나눴지만 두 사람간 대화는 없었다.
박 회장은 이날 간담회 인사말에서 "저와 오래된 인연인 김경수 의원이 이렇게 성장한 걸 보니 감계 무량하고 시간을 내줘 고맙다"며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해상공회의소 6∼8대 회장을 지낸 박연차 씨는 현재도 김해상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이 유화적인 손길을 뻗었지만 김 의원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박 회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잠깐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자리에 온 박 회장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 간 모습을 지켜본 한 상공인은 "여전히 서로 민감한 부분이 있는지 냉랭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같은 자리에서 나란히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 의원의 부인 김정순 씨도 불편함을 전했다.
김 씨는 "김해상공회의소가 마련한 상공인 간담회 자리가 처음이라 갔지만 솔직히 이런저런 이유로 다소 불편했다"며 "곁에 있는 남편 얼굴빛이 바뀌는 것이 보이고 불편한 점이 느껴졌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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