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꼬치부터 프랑스 요리까지…푸드트럭 심사장에 가보니

입력 2017-09-30 12:15  

닭꼬치부터 프랑스 요리까지…푸드트럭 심사장에 가보니

문화비축기지 입점 심사…새우·닭꼬치 많아, 한식 없어 아쉬움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닭고기에 염지(鹽漬)가 돼 있죠? 고기 자체가 짜서 양념이 의미가 없을 정도예요."

"푸드트럭 높이가 너무 높아서 손님이 조리 과정을 볼 수가 없어요. 위에 단 조명도 기회가 되면 낮추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가을 날씨가 완연했던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일렬로 늘어선 갖가지 색깔의 푸드트럭 앞마다 시민들이 줄을 선 가운데, 5∼6명이 진중한 표정으로 음식을 맛보고 있었다.

바로 다음 달 금·토요일마다 이곳에 들어설 '밤도깨비야시장'에 입점할 푸드트럭을 심사하는 자리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앞서 여의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반포, 청계천, 청계광장에 야시장을 차려 서울의 관광 명소로 띄운 바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서울 시내 6번째 야시장이 된다.

이날 심사는 도전장을 낸 32개 팀 가운데 1차 서류 심사를 거쳐 선정된 15개 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심사를 통과한 푸드트럭은 하루 7만5천원을 내고 다음 달 열리는 야시장에 약 9차례 입점할 기회를 얻는다.

요리 전문가와 차량 안전 전문가 등이 심사에 참여해 맛·가격·위생·메뉴의 독창성 등을 꼼꼼하게 따졌다.

지원자들은 그동안 마땅한 장소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불법으로 영업을 하거나, 허가받은 장소라도 행인이 적어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했다. 정기적으로 열려 많은 시민이 찾아오는 서울시 야시장에 끌리는 이유다.

이들이 선보인 요리는 닭꼬치·햄버거·샌드위치 등 '전통적인' 푸드트럭 메뉴부터 프랑스 가정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종사촌 사이인 윤모(22)씨 등이 차린 '필살 샌드위치'는 이날이 첫 개시였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명물이라는 '필리 스테이크'와 '연어'(Salmon)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들은 필리 스테이크에 향신료, 양배추, 양파, 치즈, 할라페뇨 등을 버무려 구운 바게트에 담아냈다.

한 입 베어 물자 고기의 풍미와 더불어 '아삭아삭'한 야채의 식감과 알싸한 향신료 맛이 한아름 몰려왔다. 초벌구이를 한 쫄깃한 '뼈 없는 닭발'에 불닭소스를 버무렸다는 '닭발 샌드위치'도 손님의 이목을 끌 듯싶었다.

푸드트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청년뿐 아니라 백발이 희끗한 중·장년층도 있었다.

3천원 하는 닭꼬치와 2천원짜리 양꼬치를 파는 '용푸드'는 환갑을 넘긴 송모(63)씨가 주인이다.

송씨는 지원서에 "쓸쓸한 노년보다는, 신체가 건강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을 때 활동하고 싶어서 늦은 나이임에도 푸드트럭을 시작했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뼈 없는 닭 날개 사이에 볶음밥을 채워 넣은 음식을 선보인 '이상한 트럭', 찐 오징어와 볶음밥의 궁합이 독특한 '엠비셔스', 햄버거와 핫도그를 내놓은 'BGM' 등이 손님을 맞았다.


특히 평소 접하기 어려운 프랑스 가정식 '까쏠레이'(소시지를 메인으로 베이컨·강낭콩·토마토 퓌레·그린빈을 곁들인 요리)를 선보인 임모(52)씨의 푸드트럭 '카쏠래'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까쏠레이는 1인분에 8천원이라는,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임씨는 가격 때문에 좋은 재료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한 벼룩시장에서 까쏠레이를 처음 접하고 그 매력에 빠졌다"며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이 요리를 연구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소시지를 찾느라 6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전장을 낸 푸드트럭 중에서는 유독 닭꼬치와 새우 요리가 많고, 반면 한식은 아예 없어 요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요리가 대체로 짜다는 일부 의견도 나왔다.

시는 문화비축기지에서는 다른 야시장과 달리 다시 쓸 수 있는 그릇을 제공하는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야시장 한편에는 설거지 공간도 준비됐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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