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쿠르드정부 '마이웨이'…25일 독립투표 결국 강행(종합)

입력 2017-09-24 23:59  

이라크 쿠르드정부 '마이웨이'…25일 독립투표 결국 강행(종합)

이란·터키 군사 압박…이란, 아르빌행 항공편 중단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결국 분리·독립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예고한 대로 25일(현지시간) 강행키로 했다.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은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의 뜻을 알리기 위해 투표하는 길로 향한다. 독립만이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투표에 참여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자치정부의 독립을 명시한) 헌법을 어겼다면서 "이라크 기득권의 인물은 바뀌었지만 그들의 생각은 안팔 학살(1987년 사담 후세인 정권의 쿠르드족 학살) 때와 변한 게 없다"고 중앙정부를 비판했다.

또 "우리는 과거 바그다드와 협력 관계에서 실패한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주민투표 뒤 (중앙정부와) 긴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엔 이라크 정부와 기꺼이 협력하고 국제법에 따라 인접국과 국경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쿠르드 자치지역의 3대 정파인 쿠르드민주당(KDP), 쿠르드애국동맹(PUK), 쿠르드이슬람동맹(KIU)과 자치 의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25일 투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재외 유권자 투표는 23일 사흘 일정으로 이미 시작됐다.

재외 유권자를 제외한 이번 주민투표의 유권자는 약 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투표 결과 찬성표가 과반이어도 바로 분리·독립을 선언하는 것은 아니며, KRG는 이를 근거로 중앙정부와 독립 주권국가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이번 투표가 이라크의 통합을 해치고 위헌인 데다 IS 격퇴전에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강하게 반대한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도 바르자니 수반과 거의 같은 시간에 방송된 연설을 통해 "이라크의 통합과 평화,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어떠한 조치라도 할 것"이라면서 "위헌적인 KRG의 투표를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쿠르드 지역의 경제난은 공무원에게 봉급을 주지도 않을 정도로 KRG 지도자들이 부패하고 무능한 탓"이라면서 "이런 내부 문제는 중앙정부와 전혀 관련 없고 투표 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앙정부가 헌법상 배정된 예산을 제대로 보내지 않는다는 KRG의 공세를 반박한 것이다.

인접국인 이란은 이날 KRG 자치지역과 가까운 북서부 국경지대에서 군사훈련을 해 KRG를 압박했다.

또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따라 KRG 수도 격인 아르빌로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했다. 이란 마한항공은 테헤란-아르빌 직항 노선을 주3회 운항한다.

터키군은 23일 자국 내 반정부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 근거지를 폭격한다면서 KRG 자치지역의 상공을 침범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24일 "이라크 북부(KRG)의 투표는 불법적이며 효력이 없다"면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란과 터키는 KRG의 분리·독립 투표가 자국내 수백만 명에 이르는 쿠르드족을 동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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