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말이 없는데'…노 前대통령 서거원인 논란 되풀이

입력 2017-09-25 11:53  

'고인은 말이 없는데'…노 前대통령 서거원인 논란 되풀이

조현오 '차명계좌' 발언으로 실형…홍준표 "盧, 뇌물 먹고 자살"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정치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원인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부부싸움 끝에 노 전 대통령이 목숨을 끊었다'는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최악의 막말", "부관참시"라고 규정하고 규탄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 역시 정 의원 측을 고소키로 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미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의도에서는 주요 고비마다 이를 둘러싼 공방이 되풀이되며 애초 쟁점이 됐던 정치적 현안과 논쟁의 본질을 덮고 감정싸움으로 번진 뒤 소멸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여야의 대립도 항상 첨예하게 흘러가면서 서로 간 감정의 골을 깊어지게 해 왔다.

우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조현오 전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전 청장이 앞서 한 강연에서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린 바로 전날 10만원권 수표가 입금된 거액 차명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뛰어내린 겁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조 후보자의 사퇴와 지명철회를 요구했지만, 여당인 한나라당은 우선 청문회를 통해 검증을 해보자고 응수했다.

조 전 청장은 우여곡절 끝에 임명됐으나, 곧바로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차명계좌의 존재는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니다"라고 언급해 거듭 논란이 됐다.

결국 조 전 청장은 2012년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형을 받았다.

특히 이런 공방은 대선이나 총선 등 각 정당의 대립이 극대화했을 때 불거지는 일이 많았다.

2012년 대선 때에는 이인제 당시 선진통일당 대표가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의결한 뒤 새누리당 세종시당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에 쫓겨 자살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올해 조기대선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선 홍준표 대표의 발언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홍 대표는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문재인 대통령)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말하고는, 이후 논란이 되자 언론 인터뷰에서 "이는 막말이 아닌 팩트"라고 말해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홍 대표는 3월에는 '성완종 리스트'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서는 "0.1%도 가능성이 없지만, 유죄가 되면 노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은 윤관석 의원은 서면브리핑에서 "파렴치한 망언 릴레이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것이 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오겠다는 사람의 실태라니 정말 참담하다"며 "추악한 입으로 고인을 모욕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원인을 둘러싼 공방이 매번 되풀이되는 것과 관련, 여권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민주당의 뿌리로 볼 수 있다"며 "그만큼 고인의 서거에 대한 비방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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