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케이블카] ② 곳곳에서 갈등·반목·특혜 시비

입력 2017-10-02 07:35   수정 2017-10-02 13:43

[너도나도 케이블카] ② 곳곳에서 갈등·반목·특혜 시비

환경파괴·사회적 논란 재연

(전국종합=연합뉴스) "마이산 케이블카는 지역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사업은 반드시 추진해야 합니다."(전북 진안군)

"진안군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 중이고 환경훼손은 불을 보듯 뻔하죠."(지역 환경단체)

전북 진안군이 2015년부터 마이산 케이블카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시민·사회단체가 제각기 논리를 펴며 마찰을 빚고 있다.




급기야 시민·단체 회원들은 군청 공무원들이 사업비를 속여 사업을 진행한다며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면서 곳곳에서 환경파괴와 사회적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 곳곳에서 "돈 되는 사업 추진해야"·"환경파괴 불 보듯 뻔해" 갈등

강원도 양양군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상태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서면 오색리와 산 위 끝청을 잇는 노선으로 총 길이는 3.5㎞다.

2015년 8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조건부로 승인하자 환경파괴를 우려한 시민과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대가 연일 이어졌다.

당시 환경부는 양양군이 당초 제출한 사업 원안 가운데 정상부 탐방로 회피대책 강화방안 강구, 산양 문제 추가조사·멸종위기종 보호 대책 수립, 시설 안전대책 보완 등 7가지 부분을 보완할 것을 전제로 사업안을 가결·승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문화재위원회는 양양군이 신청한 문화재 현상변경안을 부결 처리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산양 서식지 고립화와 공사로 인한 환경파괴 우려 등을 부결 이유로 들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설악산에서 추진되는 사업이어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계에서 막힌 것이다.


영남알프스 행복 케이블카 설치사업도 관광 인프라 개발과 산림환경 보전 논리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 사업은 2001년부터 민간자본 개발 방식으로 추진됐으나, 민자 유치 실패로 지지부진했다.

2013년 울산시가 공공개발 전환을 결정하면서 사업은 12년 만에 활로를 찾았다.

울주군 상북면 복합웰컴센터에서 간월재 동쪽까지 1.85㎞ 구간으로 노선이 결정됐다.

환경단체는 영남알프스 환경훼손을 근거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했고, 울산시와 관광업계는 스위스 알프스나 중국 황산의 케이블카와 같은 관광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대응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사업은 최근 정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것을 계기로 탄력을 받고 있다.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등 나머지 절차가 순조로우면 연내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환경단체가 "울산시와 울주군이 일방적으로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는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진통 역시 커지고 있다.



◇ 부작용 우려에 곳곳에서 특혜 시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지난해 5월 건설업체인 아이에스동서 자회사 부산 블루코스트가 부산시에 민간사업으로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부산 블루코스트는 부산 남구 이기대 동생말에서 광안리해수욕장을 거쳐 해운대해수욕장 동백유원지 송림공원을 연결하는 4.2㎞ 구간에 4천500억원을 들여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부산시는 제안을 받은 뒤 객관적인 정책판단을 위해 부산발전연구원에 사업 타당성, 교통, 안전, 환경문제 등 검토를 의뢰하고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등과도 협의를 거쳤다.

그 결과 해운대의 교통문제와 케이블카의 시·종점부인 해운대 송림공원과 이기대 공원의 친환경성 확보, 공공재인 광안리 앞바다 조망 사용에 따른 공적 기여 방안 등에서 미흡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부산시는 교통문제와 환경문제를 들어 사업제안을 반려한 상태로 계속 추진이 불투명하다.

부산 서구가 추진하는 송도해수욕장 해상케이블카는 송도를 전국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지자체의 기대와 달리 반발이 만만치 않다.

환경단체와 일부 구의원을 중심으로 서구가 케이블카 민자 유치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하고 있다.

케이블카 사업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바다를 가로질러 건설한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시설로 추진돼 시민단체 등의 별다른 반대 없이 순조롭게 건설됐다.

그러나 여수 해상케이블카 운영사 측이 임시운행 전 여수시와 체결한 공익기부이행 약정서에서 매출액의 3%를 기부하기로 했으나 도중에 납입을 중단해 갈등을 빚었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2014년 11월 임시운행 시작 후 2015년까지 벌어들인 매출액의 3%인 8억3천379만원을 2015년 10월 30일(6억6천506만원)과 지난해 1월 27일(1억6천873만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정상적으로 기탁했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지난해 5월 전남도로부터 사업 준공을 받고 나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버텼다.

지난해 10월에는 돌연 '매출액의 3% 공익기부' 대신 '100억원 장학재단 설립'을 제안하며 공익기부를 미뤄 여수시가 '기부금 약정을 이행하라'며 법원에 '제소 전 화해에 근거한 간접강제' 신청까지 제기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사업 수익성을 차치하고 이처럼 곳곳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재홍 허광무 박성우 이종건 지성호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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