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중국어선 철통감시…"가족에 미안하지만 자부심 느껴"

입력 2017-10-04 11:00  

추석에도 중국어선 철통감시…"가족에 미안하지만 자부심 느껴"

중부해경 서해5도특경단, 함상서 합동 차례 후 경비활동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가을 바다는 평온하고 낭만적이다.

피서객으로 넘쳐나는 여름 바다의 번잡함도, 거친 파도에 일렁이는 겨울 바다의 과격함도 없다.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바라보며 상념에 젖기 좋은 그런 바다다.


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의 가을 바다는 사뭇 사정이 다르다.

7∼8월 금어기에 자취를 감췄던 중국어선들이 꽃게 철을 맞아 스멀스멀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이에 맞서 해양경찰 경비함정의 움직임도 더욱 바빠지며 긴장감은 높아진다.

특히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5도 인근의 바다는 가을이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곳의 충돌 양상은 중국 선원의 쇠파이프와 해경 대원의 진압봉이 교차하며 몸과 몸이 부딪히는 육탄전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중국어선이 해경 고속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키는가 하면, 해경이 폭력저항으로 일관하는 중국어선을 향해 M60기관총 700발을 조준 사격하는 상황도 작년 이맘때 실제로 발생했다.

나포작전을 위해 중국어선에 올라탄 해경 대원이 북한으로 끌려갈 뻔한 아찔한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중국 선원이 해경 단속을 뿌리치기 위해 조타실을 걸어 잠그고 북한 해역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다가 NLL을 넘기 직전에 저지되는 경우가 드문 일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해경은 추석인 4일에도 긴장을 풀지 않고 철통 같은 경계 태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소속 서해5도 특별경비단(이하 특경단)의 경비함정 4척은 이날 역시 백령도·연평도 NLL 해역과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에서 경비활동을 벌이며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여부를 감시했다.

경비함 4척에 배치된 현장 대원 150명에게는 예년처럼 추석 연휴가 그저 남의 일일 뿐이다.

국민 대다수가 추석을 맞아 고향에서 가족·친지와 즐겁게 지낼 때 1002함 승조원은 10월 3∼10일 7박 8일의 출동 기간에 비좁은 격실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상황에 늘 대비해야 한다.

그래도 추석을 맞아 이날 아침에는 출항 전에 챙겨 온 사과·배·떡 등을 올려놓고 함상에서 단체 차례를 올렸다.

1002함 해상특수기동대장 류안상(43) 경위는 "명절에 가족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지만, 오늘 같은 날 우리 바다를 지키는 것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그 소중한 임무를 제가 수행할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침 추석인 4일은 특경단이 창단한 지 반년이 되는 날이다.

올해 4월 4일 특경단이 창단하고 나서 서해 NLL 해역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서해5도 해역 단속을 전담하는 특경단이 출범하자 중국어선 규모는 대폭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서해 NLL 해역에서 불법으로 조업한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54척으로 작년보다 61%가 줄었다.

특경단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경비세력을 선제로 추가 배치하며 강력한 단속을 벌여, 창단 이후 9월 20일까지 중국어선 17척을 나포하고 285척을 우리 해역 밖으로 쫓아냈다.

중국어선이 줄어들자 우리 어민의 꽃게 어획량은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연평도 꽃게 어획량은 620t으로 작년 동기 157t보다 295% 증가했다. 꽃게 어획량이 풍성했던 2015년(482t)과 비교해도 많이 늘어난 양이다.

서해5도 특별경비단장 백학선(48) 총경은 "서해5도 어민의 생활 터전을 지키고 우리 해양주권을 수호한다는 사명감으로 불법 외국어선이 우리 해역에서 절대 조업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며 "가을 성어기를 맞아 상황에 맞는 전략·전술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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