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냐, 최정이냐…MVP는 토종 선수 각축전

입력 2017-09-30 08:58  

양현종이냐, 최정이냐…MVP는 토종 선수 각축전

양현종 20승·최정 50홈런 도전…3년 만의 국내 선수 수상 유력

WAR는 최정과 김재환이 각각 1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7시즌 KBO리그는 뜨거운 순위싸움만큼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치열하다.

이제 정규시즌 종료를 눈앞에 둬 선수들의 성적표는 거의 채점이 끝났다.

변수가 있다면 기념비적인 기록 달성과 정규시즌 최종 팀 성적이다.

최우수선수 투표는 정규시즌 종료 직후 실시하며, 지난해부터 1위부터 5위까지 점수를 차등 지급하는 '포인트제'로 바뀌었다.



◇ '20승 도전' 양현종 vs '50홈런 도전' 최정 = 한 시즌 가장 뛰어난 선수를 뽑는 MVP 투표는 양현종(KIA)과 최정(SK)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이번 시즌 내내 에이스로 KIA 마운드를 지킨 양현종은 30경기에서 19승 6패 187⅔이닝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다.

다승 1위·이닝 3위·탈삼진 4위·평균자책점 5위다.




앞으로 한 차례 남은 등판에서 양현종은 대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22년 만의 토종 20승이다.

양현종은 다음 달 1∼3일 수원 kt전에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맞을 전망이다. 승리투수가 되면 20승과 동시에 KIA는 8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까지 이룰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에서 지난 35년 동안 한 번이라도 20승을 넘겨 본 투수는 13명이며, 선발 20승은 8명뿐이다.

국내 선수가 마지막으로 20승을 거둔 건 1995년 '삼손' 이상훈(LG)이었다.

더불어 양현종은 KIA 출신으로 첫 번째 20승까지 넘본다.

이 모든 걸 달성하면 양현종의 MVP 수상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사실상 2년 연속 홈런왕을 굳힌 최정(SK) 역시 강력한 후보다.

지난해 40홈런으로 에릭 테임즈(NC)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던 최정은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 둔 30일 현재 46홈런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윌린 로사리오(한화·37개)는 정규시즌을 마감했고, 3위 김재환(두산)은 35개로 현실적으로 추격이 어렵다.

앞서 35번의 MVP 투표에서 홈런왕이 1위를 차지한 건 18번으로 절반이 넘었다.

여기에 50홈런까지 달성하면 금상첨화다.

2경기를 남겨 둔 최정은 특유의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기적적으로 50홈런도 달성할 수 있다.




이제까지 50홈런은 이승엽(1999년 54개·2003년 56개), 심정수(2003년 53개), 박병호(2014년 52개·2015년 53개)만 이뤘다.

2년 동안 이어진 '외인 천하'가 막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2015년에는 사상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한 에릭 테임즈(NC)가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이후 8년 만의 외국인 선수 수상이었다.

이어 지난해에는 개인 최다 22승과 함께 두산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이번 시즌은 'MVP급' 외국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만약 헥터 노에시(KIA)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20승과 200이닝을 동시에 달성하면 유일하게 후보로 올라갈 만하다.



◇ 세이버메트릭스로 보자…WAR 1위, 최정·김재환 = 홈런, 타율, 승리 등 전통적인 지표 외에 세이버메트릭스 관련 지표까지 챙겨보는 '투표인단'이 늘어나고 있다.

양현종과 최정이 유력 후보지만, 기준을 조금 달리하면 다른 선수의 이름도 등장한다.

최근 주목받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포지션과 관계없이 선수를 '줄 세우기' 할 수 있다.

보통 1∼1.5면 1군 평균 수준, 2.5 이상이면 팀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선수, 4를 넘으면 팀에서 최고 수준인 선수로 인정한다.

계산 방법은 무척 복잡하다. 세부 지표를 해석하고 대입하는 방법에 따라 결과도 달라지기 때문에 공개하는 곳마다 조금씩 수치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스태티즈(http://www.statiz.co.kr)와 KBREPORT(http://www.kbreport.com) 두 군데에서 WAR를 공개한다.




스태티즈 기준 WAR 1위는 김재환(두산)으로 7.35를 기록했다. 타격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도루와 주루에서도 가산점을 받았다. 대신 수비에서 약간 점수가 깎였다.

그 뒤를 최정(6.80), 박건우(두산·6.76), 나성범(NC·6.57) 등이 따른다.

투수 중에서는 헥터가 5.62로 1위다. 토종 선수는 장원준(두산·5.42)이 가장 높다. 다승왕 후보인 양현종은 4.46으로 투수 8위·전체 19위다.

KBREPORT의 WAR는 최정(7.38)이 1위다. 김재환(7.26)과 최형우(KIA·7.15), 박건우(6.95)가 그다음이다.

여기서는 투수 1위가 메릴 켈리(SK·6.32)이며, 헨리 소사(LG·6.06)와 양현종(5.50)이 뒤를 잇는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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