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취임 100일'…인적청산·대여투쟁 두마리 토끼잡기

입력 2017-10-08 09:00  

홍준표 '취임 100일'…인적청산·대여투쟁 두마리 토끼잡기

박前대통령·서청원·최경환 절연 공론화…인적청산 현재진행형

'방송장악·전술핵·적폐청산' 놓고 대여투쟁…강한 野대표 부각

당 지지율 15% 안팎 정체…'홍준표식 혁신' 성패 여부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혁신'을 기치로 자유한국당호(號)의 지휘봉을 잡은 홍준표 대표가 오는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한국당 대선후보에서 제1야당의 대표로 변신한 홍 대표는 탄핵 정국을 거치며 붕괴 직전의 위기에 처한 당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 장악과 전술핵 재배치 등의 이슈를 주도하며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했고, 보수정당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8일 현재까지 당초 기대했던 만큼 혁신이 이뤄지지 않아 '말뿐인 혁신'에 그쳤고, 당 지지율도 오르지 않아 국민의 신뢰를 온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여기에 보수 진영의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는 '보수대통합'에도 적극적이지 않아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 대표가 지난 7월 3일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뒤 내놓은 취임 일성은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각오로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홍 대표는 제1 야당의 지휘봉을 잡자 우선 어수선한 내부 조직 추스르기에 전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여투쟁에 나서기보다는 당내 결속을 다지며 '내공'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매주 수요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선수별 연석회의로 전환하고, 당내 의원 전원과 오·만찬을 하며 당내 소통을 강화했다. 또 8개 권역 12개 도시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며 대국민 접촉면도 넓혔다.

이와 동시에 당 혁신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대표적인 우파 논객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를 발 빠르게 구성했고, 무엇보다 인적혁신을 역점 과제로 내세웠다.

당장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공식화했고,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핵심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에 대한 청산 작업도 본격화했다. 한국당이 살아나려면 탄핵 사태에 책임 있는 핵심 친박과 절연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 9월 1일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이후에는 국회 보이콧을 주도하는 등 본격적인 대여투쟁에 나섰다.

연말에 대여투쟁에 나서겠다는 당초의 계획을 앞당긴 것으로,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 기도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밀렸다가는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대표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대북 정책을 고리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5천만 핵인질·방송장악 저지 대규모 국민보고대회'를 이끈 데 이어 '전술핵 재배치 1천만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전술핵 재배치를 공론화하고 '안보정당'의 면모를 보이는데 일정 부분 성과도 거뒀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정치보복'으로 몰아붙이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홍 대표가 이처럼 문재인 정부에 대해 초강경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문 대통령과 일 대 일로 정면대결하는 모습을 보여 강한 야당 대표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 소속 의원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등 원외 당 대표로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회로 삼았다는 해석도 있다.






홍 대표의 100일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혁신을 전면에 걸고 취임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온 게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혁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친박계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자진 탈당을 거부할 경우 의원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제명시킬 수 있는데 이를 관철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만약 이들 의원에 대한 제명은 끌어내지 못하고, 당내 해묵은 계파 갈등만 불거진다면 '홍 대표가 혁신은 하지 못하고 긁어 부스럼만 만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보수대통합도 홍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한국당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홍 대표가 통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 대표 취임 100일이 되도록 한국당의 지지율이 15% 안팎에 머무르는 등 국민적인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 대표가 지방선거에 앞서 '25% 지지율 회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근 하락하고 있는 문 대통령 지지율을 좀처럼 흡수하지 못하면서 한국당의 지지율 반등은 쉽지 않은 과제다.

여기에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2차례 연거푸 거부하면서 협치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있다.

무엇보다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가 홍 대표의 운명을 가를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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