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상수도본부-시공사 공사시설 이견으로 공사 지연
(대전·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세종시 용수공급 시설공사를 둘러싼 용수공급 기관과 시공사의 마찰로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세종시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12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세종시 2단계 수돗물 공급기관에 선정된 대전시 상수도본부는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5월 수도관 매설공사에 착수했다.
이 공사는 세종시와 대전 유성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등에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 완공되면 세종시에는 내년부터 하루 평균 14만㎥(최대 15만7천㎥)의 수돗물이 공급된다.
공사 구간은 유성구 용산동 용신교네거리∼세종시 금남면 장재리(12.9㎞)다. 신탄진정수장의 물을 끌어와 공급한다.
대전시 상수도본부로부터 수도관 매설공사 사업권을 따낸 A사는 그러나 첫 삽을 뜨자마자 암초에 부딪혔다.
조립식 간이 흙막이 때문이다.
수도관을 땅속에 설치하려면 조립식 간이 흙막이를 세워야 한다. 이는 2m 이상 굴착 시 인부 안전을 위해 반드시 둬야 하는 시설이다.
해당 현장에선 조립식 간이 흙막이 중 하나인 'SK패널'이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버팀대 2단으로 구성된 이 패널(높이 1단 1.5m·2단 2.5m)에서 수도관(길이 6m·지름 1.35m)을 설치하려면 관로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수도관을 땅바닥에 내려놓고 반대편에서 줄을 연결해 끌어내는 방법도 손상 우려 때문에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관은 부식 방지를 위해 전기 방식으로 코팅돼 있다.
그런데 시공 중 땅바닥에 끌리거나 부딪혀 피복이 벗겨지면 마그네슘 자재가 금방 소진된다는 게 시공사 설명이다. 이럴 경우 40∼50년 동안 사용될 용수관은 금방 하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A사는 SK패널로는 어떤 방법이라도 수도관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신 용수관이 들어가기 쉽고 길이 조절이 가능한 'TS패널'로 흙막이를 변경할 것을 시 상수도본부 등에 요청했다.
실제로 지난 7월 TS패널로 시험 시공한 결과 용수관 설치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게 A사 측 설명이다.
이날도 현장에서는 시공 시연이 이뤄졌는데, 실제 TS패널과 달리 SK패널을 통해선 상수관 설치가 어려웠다.
A사 관계자는 "SK패널을 가지고 다양하게 시도해 보려 했으나, 사업비나 공기 문제 때문에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며 "공사가 중단된 상태가 오래가면 세종시 수돗물 공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상수도본부와 감리단 측은 "현재 (SK)패널로도 공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공사와 협의해 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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