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덫'에 호주 남부해안 시추 속속 무산

입력 2017-10-13 11:31  

'환경의 덫'에 호주 남부해안 시추 속속 무산

셰브론, BP 따라 시추 포기…겉으론 "저유가" 사유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환경 훼손 우려에 가로막혀 자원개발 사업이 좌절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자원업체인 미국의 셰브론은 13일 호주 남부 지역인 '그레이트 오스트레일리아 바이트'(Great Australian Bight) 내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 계획의 포기를 선언했다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셰브론 호주법인은 성명을 통해서는 사업 포기 이유를 환경상의 이유보다는 저유가를 지목했다.

회사 측은 "사업 잠재력이 크지만, 낮은 유가로 인해 다른 사업에 초점을 둬야 하는 쪽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사업상의 결정이며 환경상의 우려나 규제 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셰브론 쪽은 최근 사업권을 따낸 서호주 쪽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석유 메이저인 영국의 BP가 인근 지역에서 석유 시추를 하려다 환경단체들과 지역 주민들이 거센 반발에 계획을 철회하면서, 셰브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이미 예상됐다.

셰브론은 4억 호주달러(3천60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 2013년 3만2천㎢ 구역의 해저 시추권을 따낸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호주 관련 업계는 육상과 해상의 석유 및 가스 시추 사업이 30년래 최악이라며 실망을 표시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이 지역에 아직 시추권을 가진 노르웨이 스타토일과 호주 산토스 등 다른 업체들도 BP와 셰브론의 길을 따라야 한다며 압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지역은 고래와 바다표범, 돌고래, 펭귄의 안식처며, 흰꼬리수리와 앨버트로스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호주에서는 환경단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자원개발 사업이 무산되거나 장기간 표류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카루나 탄광 개발 사업자인 BHP 빌리턴은 10년간 계속된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진척이 없자 탄갱 개발권을 주정부에 되돌려주고 철수한 바 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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