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세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팔에 있는 '빨간 완장' 정체는

입력 2017-10-17 07:04  

[알고보세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팔에 있는 '빨간 완장' 정체는

인코스·아웃코스 식별 위해 색깔별 암밴드 착용 의무화

이상화, 2015년 국내 대회서 암밴드 벗어던졌다 실격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빙속 여제' 이상화는 지난 2015년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50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6초91로 참가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레이스가 끝난 후 심판위원회는 이상화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고, 우승은 이상화보다 2초 이상 늦은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다.

이상화가 레이스 도중 오른쪽 팔에 착용한 암밴드를 벗어 링크에 던졌기 때문이다.

눈 밝은 사람이 아니라면 신경 쓰지 못했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암밴드가 처음으로 주목받게 된 사건이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코스 안쪽인 인코스에서 출발한 선수와 바깥쪽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암밴드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보통 2명의 선수가 나란히 트랙을 달려 기록을 비교하는데, 인코스가 아웃코스보다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아 유리하기 때문에 도중에 자리를 바꿔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번갈아 뛴다.

위치를 자꾸 바꾸다 보니 암밴드로 선수를 식별한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흰색,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빨간색 암밴드를 차게 돼 있다.

ISU는 장비 규정에 "경기 중 또는 경기 종료 시에 해당 선수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선수를 식별하기 위해 선수들은 암밴드 또는 그 외 식별장치를 착용해야한다"며 이러한 규정을 어길 경우 실격처리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경기 도중 저절로 암밴드가 벗겨졌다면 실격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설명했다.

2015년 당시 이상화는 레이스가 끝난 뒤 "암밴드가 이미 내 손등에 걸쳐 있었다"며 "속도가 나면서 빠질까 봐 뺐는데 실격이 되는 것인지는 몰랐다"고 말한 바 있다.

실격을 면하려면 암밴드가 손에 걸쳐 레이스가 방해되면 걷어 올리거나 저절로 벗겨져 나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상화의 경우 암밴드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과 용도까지는 알았겠지만, 고의로 벗을 경우 실격을 당할 수 있다는 것까지는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3명 이상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뛰는 팀추월 경기에서는 노란색 암밴드도 등장한다. 동시에 출발하는 1∼3번 주자가 차례로 흰색, 빨간색, 노란색 암밴드를 찬다.

또 올림픽 종목에선 해당사항이 없지만 100m 등 단거리에서 3명이 나란히 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가운데 선수는 노란색 암밴드를 차게 돼 있다.

역시 올림픽에선 볼 수 없지만 장거리 경기 등에서 시간 단축을 위해 4명의 선수가 2명씩 시차를 두고 출발하는 '쿼텟' 방식일 때도 나머지 2명의 선수가 노란색(인코스), 파란색(아웃코스) 암밴드를 착용하고, 시범종목인 팀 스프린트에도 파란 암밴드가 등장한다.

여러 명의 선수가 레인 구분 없이 뛰는 매스 스타트의 경우 암밴드가 필요 없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보통 헬멧 대신 경기복에 부착된 모자만 쓰는데, 매스 스타트는 충돌의 위험이 커서 헬멧 착용이 의무적이고, 헬멧에 적힌 번호로 선수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암밴드 말고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착용해야 하는 것이 또 있다.

'트랜스폰더'(transponder)라고 불리는 초소형 송수신기다.

맨눈으로 식별하기 힘들 정도의 0.00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종목의 특성상 최대한 정확한 기록을 측정하기 위해 선수 몸에 트랜스폰더를 부착해 특정 지점을 지날 때마다 신호를 보내 기록을 측정할 수 있게 했다.

보통 전자발찌처럼 발목에 달고 뛰는데, 이 역시 암밴드와 마찬가지로 착용하지 않으면 실격까지 당할 수 있는 필수 장비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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