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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초토화됐다 재건된 제주 가시마을 4·3길 개통

입력 2017-10-14 14:27  

1948년 초토화됐다 재건된 제주 가시마을 4·3길 개통

동광·의귀·북촌·금악에 이어 5번째 '4·3길'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좌·우 이념 대립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8년 '산간 지역의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하라'는 소개령으로 초토화됐다가 재건된 제주 가시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4·3길'이 14일 개통했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10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무소 앞 광장에서 마을 주민과 4·3 희생자유족회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시마을 4·3길' 개통식을 했다.

원희룡 지사는 인사말에서 "70여 년 전 아름다운 마을 전체가 사라질 만큼 큰 아픔과 피해를 겪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쉽게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며 "세월에 묻힌 아픔의 흔적,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것은 남아 있는 우리들의 사명이자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화해와 상생으로 4·3을 해결해 온 제주인의 노력은 인류의 평화와 증진, 국민통합을 위한 소중한 에너지가 되고 있다"며 "행방불명인 유해 발굴, 희생자와 유족 추가 신고, 생활보조비 확대 지원 등 남은 과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참가자들은 개통식이 끝나고 나서 7㎞ 코스의 4·3길을 걸었다.

가시마을 4·3길은 가시리사무소에서 출발해 4·3 당시 마을 주민이 외부인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보초를 섰던 고야동산, 가시마을을 세운 한천의 묘를 모셔둔 한씨방묘 등 11개 장소를 돌아보는 코스다.

가시리는 1948년 360여 가호가 있을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그해 11월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마을은 폐허가 되고, 주민들은 표선리에 있는 속칭 한모살, 버들못에서 집단으로 희생됐다.


지금의 가시마을은 1949년 5월 재건되기 시작했다. 당시 재건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안흥규, 안재호 선생의 공덕을 기리는 동상과 비가 가시리사무소에 세워졌다.

도는 가시마을 4·3길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발간된 책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4·3 생존자들의 증언을 기록하고, 역사의 현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는 2015년 처음으로 동광마을 4·3길을 개통한 데 이어 지난해 의귀마을 4·3길, 북촌마을 4·3길을, 올해 상반기에 금악마을 4·3길 등 4개의 4·3길을 개통했다. 지금까지 월평균 500여 명의 방문객이 각 4·3길을 걷는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은 '4·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로 지정돼 이들 4·3길이 현장 교육의 장소로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kh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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