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EU 정상회의 앞두고 협상 진전 노력 박차…獨·佛은 미온적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교착상태에 빠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직접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지난 12일 마무리된 브렉시트 5차 협상이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의견 차이로 진전 없이 끝나자 지난 14일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난국 타개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메이 총리는 16일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 등과 저녁 식사를 하는 등 브렉시트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저녁 자리에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측 수석대표와 메이 총리의 EU 관련 분야 수석보좌관이자 브렉시트 협상 총책인 올리버 로빈스가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EU는 지난 9일부터 진행됐던 브렉시트 5차 협상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나자 오는 19∼2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2단계 협상'을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정상들은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보고를 받고,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관련된 3개 핵심 쟁점에 충분한 진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측의 미래관계도 병행해 협상하는 '2단계 협상'을 허용할 계획이었다.
EU가 내세우는 3가지 핵심 쟁점은 브렉시트 이후 양측 진영에 잔류하는 양측 국민의 권리, 영국의 EU 재정분담금,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등이다.
하지만 양측은 5차 협상에서 영국이 EU 회원국 시절 약속했던 재정분담금 이행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EU는 영국의 바람과는 달리 정상회의에서 '2단계 협상'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입장을 정했다.
이밖에도 프랑스와 독일 등 EU 추축국들은 브렉시트 협상을 언급한 EU 정상회의 성명 초안이 EU가 자칫 영국에게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기 쉽다며 수정을 원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공개된 성명 초안이 EU는 분담금 등에서 충분한 진전이 이뤄질 경우 메이 총리가 제시한 이행 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달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한 브렉시트 연설에서 2년간의 탈퇴 이행 기간을 두는 방안을 제안하며 "이행 기간 동안 상대 시장에 대한 접근은 현 조건대로 계속되고 영국은 기존 안보 협력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총리실은 메이와 메르켈의 통화가 이란 핵 합의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면서도 "양측은 브렉시트 협상에 있어 계속해서 진전을 추구해야 할 필요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