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무릎 꿇은 NFL, 타협안 모색한다

입력 2017-10-17 11:21   수정 2017-10-17 15:07

트럼프에 무릎 꿇은 NFL, 타협안 모색한다

NFL 구단주와 선수노조, 17∼18일 뉴욕서 회의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구단주들과 선수들이 '무릎 꿇기' 논란과 관련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17일(한국시간) NFL 공식사이트인 NFL 닷컴에 따르면 NFL 정례 구단주 회의가 현지시간으로 17∼18일 미국 뉴욕의 맨해튼 호텔에서 열린다.

통상적인 구단주 모임이지만, 예외적으로 디마우리스 스미스 NFL 선수노조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구단주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연주 도중 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를 비난한 상황에서 열리는 터라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NFL은 선수가 무릎을 꿇으면 출전 정지 징계해야 한다"며 "또 그러면 2경기, 다시 하면 3경기, 그리고 전체 시즌 출전 정지 징계까지 줄 수 있어야 한다. 국가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들을 그렇게 놔둬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강도 높은 발언과는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기립을 강제하는 내용으로 규정 변경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사실 기립을 강제한다고 해도 선수들이 항의의 의미로 주먹을 치켜들면 도리가 없다. 또 규정을 위반하는 선수들에게 어떤 징계를 내릴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선수노조 위원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그래서다. 선수들의 동의와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 BBC는 "NFL 구단주들과 선수들이 '무릎 꿇기' 이슈와 관련한 타협안 마련에 나선다"고 이번 회의의 목적을 설명했다.

백악관은 물론 국가관과 애국심 부족을 명분으로 떠나려는 후원사의 마음을 돌리면서도 선수들이 일정 부분 수긍할 수 있는 해결책 마련이 이번 회의의 목적이다.

조 록하트 NFL 대변인은 "매우 생산적인 제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면서도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전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릎 꿇기'는 지난해 8월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시작했다. 캐퍼닉은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뜻으로 국가 연주 도중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후 몇몇 선수가 따라 했지만 지금처럼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그는 욕설을 섞어가며 국가연주 때 기립하지 않은 선수들을 해고하라고 발언해 파문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국기 앞에 무릎을 꿇는 선수들은 더욱 늘어났다.

지난달 25일 3주차 경기에서는 NFL 선수 250여 명이 무릎 꿇기를 했다. 선수는 물론 구단주, 정치권까지 트럼프 발언을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는 국기와 국가에 대한 애국심의 문제라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적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본질은 흐려지고 사람들은 NFL 선수들의 항의를 국기와 국가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했다. 백악관과 전면전에서 결국 무릎을 꿇은 쪽은 NFL이었다.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선수들을 두둔했던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많은 팬처럼 우리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서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우리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이라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성난 팬들의 항의 편지와 이메일은 물론 티켓 환불 소동이 벌어지고 지역 후원자들이 줄줄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자 구단주들도 결국에는 돌아섰다.

제리 존스 댈러스 카우보이스 구단주는 "국가연주 도중 무릎을 꿇는 선수는 벤치 신세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구단주들은 '무릎 꿇기' 논란이 올 시즌 NFL의 모든 이슈를 뒤덮는 상황을 끝내길 원한다. 하지만 그 방법론을 놓고는 선수노조는 물론 구단주 간에도 서로 견해가 다르다.

NFL이 어떤 방식으로 '출구 전략'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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