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9차당대회서 호칭 격상경쟁…"시진핑, 마오쩌둥급 격상 의도"
홍콩 SCMP "덩샤오핑 뛰어 넘었지만, 아직 마오쩌둥급은 아닌 듯"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건국의 아버지로서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 마오쩌둥(毛澤東)에게 붙었던 칭호들이 이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쓰이고 있어 그의 당내 지위를 짐작하게 한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8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 후 당과 군, 정부 고위 간부들은 시 주석에 대한 '호칭 격상 경쟁'을 열렬하게 벌이고 있다.
SCMP 분석 결과 19차 당 대회 개막 후 시 주석에게 '영수'(領袖)라는 호칭이 쓰인 경우는 15번에 달했다. 우두머리란 뜻의 영수는 과거 마오쩌둥을 수식하기 위한 전용 단어로 사용됐다.
영수라는 칭호를 쓴 고위 간부들은 당 지도부인 25명의 정치국원, 군 지휘부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각 성(省)의 공산당 서기 등에 두루 걸쳐 있었다.
마오쩌둥에게 붙던 '총사령관' 칭호도 이번 당 대회에서 6번이나 시 주석에게 쓰였다. '조타수'나 '국가의 키를 잡는'이라는 용어는 7번 쓰였고, 덩샤오핑(鄧小平)을 지칭할 때 쓰였던 '총설계사'라는 호칭도 1번 쓰였다.
문화대혁명의 절정기 때 마오쩌둥에 대한 개인숭배가 극심해지면서 그에게는 '위대한 영수', '위대한 총사령관', '위대한 조타수', '위대한 교사'라는 네 가지 호칭이 한꺼번에 쓰였다.
심지어 '위대한 영수이자 교사 마오쩌둥'은 그가 죽은 다음 해인 1977년 중국 공산당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당장(黨章)에 명기됐다가, 5년 후 당장 수정 과정에서 삭제됐다.
마오쩌둥의 뒤를 이는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개인숭배의 극심한 폐해를 잘 알았기에 이후 당 지도자에 대한 개인숭배를 금지하고, 보다 안정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지도체제 확립에 힘썼다.
하지만 2012년 말 시 주석 집권 후 반부패 사정 등을 통해 그의 권력이 강고해지면서 개인숭배를 연상케 하는 호칭들이 갈수록 많이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잡지 인민논단이 "시 주석이 당 간부와 국민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영수로 인정받고 있다"며 그가 당 지도부의 '핵심'으로 불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게는 붙지 않았던 칭호이다. 같은 달 28일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 공보(결과문)에서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란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올해 7월 30일 건군 90주년 열병식에서는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시 주석을 '총사령관'이라고 칭했다. 이는 마오쩌둥과 화궈펑(華國鋒) 이후 중앙군사위 주석에게 처음으로 붙여진 호칭이다. 화궈펑은 짧은 기간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가 실각했기에 별 의미가 없다.
올해 2월에는 리훙중(李鴻忠) 톈진(天津)시 서기가 공식 회의 석상에서 처음으로 시 주석을 영수라고 칭했다.
그러나 마오쩌둥에게 붙여진 호칭으로 시 주석을 지칭하는 사례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온 것은 이번 당 대회가 처음이다. 시 주석의 권력 강화로 이제 1인 지배체제가 확고해졌다는 얘기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우창(吳强)은 "당 용어로서 영수라는 호칭은 개인숭배와 절대적인 권위, 레닌식 권위주의의 상징"이라며 "이는 시진핑 집권 2기에 당 선전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19차 당 대회 결과문에서 시 주석을 영수, 총사령관, 조타수 등으로 지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 주석이 아직 마오쩌둥급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수라는 칭호가 지난해 말부터 신화통신, 중국중앙(CC)TV 등의 관영 매체에 수차례 나왔지만, 아직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는 실리지 못했다.
더구나 마오쩌둥을 지칭했던 '위대한 영수'라는 호칭은 아직 시 주석에게 쓰이지 않고 있다. 인민일보가 위대한 영수라는 호칭을 사용한 사례는 마오쩌둥과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뿐이다.
시 주석의 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가 이번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을 '영명한 영수'라고 칭했지만, '위대한 영수'라는 칭호는 감히 쓰지 못했다. 영명한 영수는 마오쩌둥의 후계자 화궈펑에게 붙었던 칭호이다.
중국의 정치분석가 보쯔위에(薄智躍)는 "당 핵심을 넘어 영수, 총사령관, 조타수 등의 호칭이 붙는다는 것은 시 주석이 권위와 지위에서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을 넘어섰음을 의미한다"며 다만 아직 그 권위가 마오쩌둥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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