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북부 2개주 주민투표 압도적 가결에 극우정당도 '쾌재'

입력 2017-10-23 22:49  

伊 북부 2개주 주민투표 압도적 가결에 극우정당도 '쾌재'

내년 총선 앞두고 입지 강화될 듯…"유럽 민주주의에 교훈"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역 정부에 더 많은 세수 통제권과 권한 이양을 요구하며 이탈리아 북부 2개주에서 실시된 주민투표가 압도적으로 통과되자 이탈리아 극우 정당 북부동맹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투표의 여파로 인해 이번 주민투표가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관심 속에 치러진 데다, 투표율도 예상을 훨씬 웃돈 가운데 찬성 쪽에 몰표가 나옴에 따라 투표를 주도한 북부동맹의 입지가 내년 봄 총선을 앞두고 적지 않게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는 롬바르디아 주와 베네토 주의 자치권 확대 국민투표 가결이 확정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북부동맹 소속의 주지사들이 주도한 이번 투표는 이탈리아와 유럽에 민주주의의 교훈을 줬다"고 자평했다.

이탈리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부유한 지역인 롬바르디아 주와 베네토 주는 자신들이 부담하는 세금이 복지 등의 혜택으로 지역에 되돌아오기보다는 주로 낙후된 남부를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불만에 따라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주민투표를 밀어붙였다.

살비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한 뒤 스페인 정국을 격랑으로 몰고 간 것을 의식한 듯 "우리는 합법적이고, 평화로우며, 헌법을 따르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탈리아 북부 2개주 가운데 지역 정체성이 좀 더 강한 베네토 주는 당초 이번 주민투표 조항에 이탈리아에서의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말을 집어넣으려 했으나, 이런 질문이 위헌이라고 본 이탈리아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해 이번 주민투표에서 단순히 자치권 확대를 묻는 데 그쳤다.

이번 투표의 최종 집계 결과 투표 성립을 위한 최저 투표율이 정해져 있지 않은 롬바르디아는 투표율 38.5%, 찬성률은 95%로 나타났다. 최저 투표율이 50%를 넘어야 주민투표의 효력이 인정되는 베네토의 경우 투표율은 57.2%, 찬성률은 98.1%를 기록했다.


살비니 대표는 "(결과가)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며 "이제 중앙 정부가 주민들의 열망을 인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50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변화를 위해 표를 던졌다"며 "우리는 한편으로는 세금과 쓰레기, 관료주의, 국가와 유럽연합(EU)의 통제를 줄이길 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효율성과 고용, 안전을 확대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부동맹은 향후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지역이 있다면 북부와 남부를 막론하고, 유사한 주민투표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데 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反)난민, 반(反)EU를 지향하는 북부동맹은 최근 이탈리아에서 고조되고 있는 난민에 대한 반대 여론에 편승, 최근 지지율을 부쩍 키우며 15% 안팎의 지지율로 제1야당 오성운동, 집권 민주당에 이어 정당 지지율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살비니 대표는 내년 봄 총선에서 우파의 깃발 아래 북부동맹과의 연대가 예상되는 전진이탈리아(FI)의 대표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우파 연합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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