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00페이지 '안나 카레니나' 두 시간짜리 발레 무대에"

입력 2017-10-24 15:41   수정 2017-10-24 20:36

"1천200페이지 '안나 카레니나' 두 시간짜리 발레 무대에"

국립발레단 신작 '안나 카레니나' 안무 맡은 크리스티안 슈푹

"금단의 사랑 택하는 안나에 연민 느낄것"…주역에 한나래·김리회·박슬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1천200페이지 분량의 톨스토이 원작을 두 시간짜리 발레 무대에 그대로 담아내는 건 불가능합니다. 원작을 재현한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이 지닌 다층적인 감정과 모순을 폭넓게, 생생하게 펼쳐 보이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강수진 단장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이 오는 11월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드라마 발레 '안나 카레니나'(2014년 취리히오페라극장 초연)는 연초부터 무용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작품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특별 공연으로 제작된 만큼 국립발레단이 올해 가장 힘을 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예산 20억원이 투입됐다.

이 작품의 안무를 맡은 크리스티안 슈푹 스위스 취리히 발레단 예술감독(48)은 2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원작의 줄거리가 아닌 본질을 무대에 담아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러시아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부와 명예, 아름다운 미모, 사회적 지위까지 다 갖춘 귀부인 '안나 카레니나'가 매력적인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비극적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원작의 어떤 부분을 선택해 무대에 담아낼지가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원작의 줄거리만을 소심하게 붙잡고 겨우겨우 따라가는 접근 방식은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위대한 명작을 제대로 존중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소설처럼 러시아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꼼꼼하게 보여주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가 더 적합하겠죠. 발레의 강점은 인물과 상황에 대단히 깊게 들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슈푹은 톨스토이 원작을 발레화한 이유에 대해 한 여성이 열정과 감정에 휩쓸려 자신을 잃어버리는 과정이 매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안나는 남편 곁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기보다 모든 것을 희생하며 금단의 사랑에 뛰어듭니다. 이 사랑 때문에 그는 사회적 지위, 가족, 결국 자신의 삶 자체까지도 포기하죠. 19세기 러시아 사회에서 그녀가 자신의 사랑을 실현할 방법은 없었기 때문에 우린 그녀에게 연민의 정을 품게 됩니다."

그는 등장인물들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음악을 사용했다.

슈푹은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의 낭만적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인 느낌을 주는 폴란드 작곡가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 음악도 함께 사용됐다.

안나 카레니나의 진한 감정선은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 김리회, 박슬기, 한나래가 번갈아 연기한다.

브론스키 역에는 김기완, 박종석, 이재우가 캐스팅됐다.




강수진 단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란 세계적 축제를 위해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며 "많은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가격도 낮춰 책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춤 동작뿐 아니라 의상, 음악 등 여러 부분이 조화롭게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발레를 잘 모르는 관객들도 눈과 귀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천~5만원. ☎02-587-6181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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