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위치정보 보여주는 마린내비…충돌 위험시 경고 알람
무인 비행기 스카이쉽으론 최대 8시간 동안 해상 감시
(부산=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충돌 가능 예상 최근접거리 71m, 충돌 위험도 2.85%'
25일 오후 52피트(ft)급 요트가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출발하자 요트 내부 스크린에서는 쉴새없이 숫자들이 바뀌었다.
하단에는 지능형 CCTV 카메라 4대가 포착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떴다. 지형지물이 새롭게 포착될 때마다 영상 상단이 붉은 색으로 변했다. 일종의 경고 신호다.
360도 카메라를 장착한 무인 비행선이 요트를 뒤따라 오며 상공에서 촬영한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했다. 카메라의 방향과 줌 조절은 조이스틱처럼 생긴 컨트롤러 하나면 가능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조선해양산업전시회 '마린위크 2017'에서 LTE 해상 통신을 활용한 KT의 선박 안전 솔루션 '마린내비(Marine Navi)'와 해상 통합 감시 장치 '스카이쉽(Skyship)'이 첫선을 보였다. 마린위크에 통신사가 참가하는 것은 KT가 처음이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마린내비는 해상 교통정보와 영상을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통합 선박 안전 솔루션이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수집한 주변 선박 위치와 속도 등 기본 항해 정보를 GPS 정보와 융합·분석해 반경 10㎞ 내 주변 선박과의 거리, 충돌 가능성 등을 실시간으로 전자해도에 표시한다. 충돌 위험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경고 알람이 울린다.
AIS가 없는 선박도 GPS 정보와 CCTV 영상을 통해 주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KT는 설명했다.
마린내비는 또한 딥러닝을 기반으로 접근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해 알려주고, 악천후에도 영상 보정 기술을 활용해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선박 사고의 85%가 육지로부터 40㎞ 이내의 연안에서 운행하는 소형 선박에서 발생한다.
대형선박은 레이더나 소나(Sonar) 같은 장비를 활용해 주변 장애물의 위치를 확인하지만, 소형 선박은 비용 부담으로 이러한 장비를 도입하기 힘든 상황이다. 마린내비는 적은 구축 비용으로 소형 선박의 안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KT는 기대했다.
KT가 중소기업 메티스메이크와 공동 개발한 스카이쉽은 헬륨가스로 채운 비행체와 프로펠러 추진체를 결합한 무인 비행기다. 최고 시속 70㎞의 속도로 최장 8시간 동안 비행이 가능하며, 비행 거리는 운전자로부터 최대 25㎞다.
기체 크기를 자유롭게 늘릴 수 있어 의약품과 구명조끼 등 다양한 장비를 장착할 수 있고, 360도 카메라와 LTE 통신 모듈을 활용해 HD급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유사시에는 이동식 기지국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열화상 카메라와 등대 수준(9만루멘)의 LED 조명을 장착해 야간 수색 작업을 지원한다.
KT는 스카이쉽을 불법 조업 어선 감시, 재해·재난 경고 메시지 전파, 산불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방침이다. ▲야간 장거리 비행을 금지하는 규제가 풀린다면 더 많은 구조 활동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어구(그물위치 표시장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트래커도 함께 공개됐다.
KT는 해상 안전 솔루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육지로부터 최대 200km 떨어진 해상까지 LTE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해상 LTE 품질 강화' 프로젝트를 지난달 완료했다.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은 "현재도 위성 LTE 솔루션을 활용하면 200㎞ 이상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이달 말(30일 예정) 무궁화 5A호 위성이 발사되면 위성 LTE 통신 범위가 현재 중국과 필리핀 인근에서 중동, 인도, 아시아 일대로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KT는 확대된 해상 LTE 커버리지를 기반으로 중소기업과의 협력해 '토탈 해상 안전플랫폼'을 완성할 계획이다.
▲오 사장은 "마린내비와 스카이쉽을 패키지로 만들어 선사나 정부 기관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일부 지자체와 해군도 많은 관심을 보여 내년 쯤에면 사업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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