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전투 참전 美노병과 감격의 포옹나눈 '김치 5'

입력 2017-10-25 17:46  

장진호 전투 참전 美노병과 감격의 포옹나눈 '김치 5'

흥남철수 '빅토리호'서 태어난 이경필씨, 장진호 전투영웅 추도식서 감사편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저는 1950년 12월 25일, 거제도 앞바다 '메러디스 빅토리호' 위에서 태어났습니다.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 작전이 없었다면, 제 부모님은 배를 탈 수 없었을 것이고, 저도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함경남도 흥남항을 출발한 빅토리호에서 태어나 '김치 파이브(5)'로 불린 이경필(67) 장승포가축병원장은 25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2회 장진호 전투 영웅 추도식'에 참석해 이런 내용의 감사편지를 낭독했다.

당시 빅토리호는 군수물자를 모두 버리고 피란민 1만4천 명을 태웠다. 앉을 자리도 없을 정도로 좁은 배 안에서 다섯 생명이 태어났다. 미군과 선원들은 아기들에게 김치 1∼5의 이름을 붙였고, 그중 막내인 이 원장이 '김치 5'다.

이 원장은 "미군들은 피란민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을 보살피면서 흥남으로 함께 이동했다"면서 이번 행사 참석차 방한한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 진 폴 화이트(90) 씨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90세의 나이에 백발이 성성한 화이트 씨는 이 원장의 감사편지와 포옹을 받자 뭉클한 듯 감격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숨기지 못했다.




화이트 씨는 "1950년 장진호 전투를 기념하는 이 뜻깊은 행사에 참석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쟁이 유쾌한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단에는 화이트 씨 외에도 카투사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가한 이규석(85) 씨를 비롯한 한국전쟁 한국인 참전용사 5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종길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회장은 이들 6명의 참전용사에게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헌신한 데 대한 고마움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내·외빈 6천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 행사로 해병대 '무적도'를 시작으로 의장대 시범과 군가 공연이 잇따라 열렸고, 본행사 막판에는 웅장한 '영웅의 노래'가 현충원에 울려 퍼지면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마지막에 행사 참석자들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전우여, 잘 가라'를 합창했다.




이날 행사에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루크먼 제임스 주한 미해병대 사령관(소장), 제임스 월튼 주한미군 기지이전사업단장(소장), 제임스 토머스 주한미군 연합사작전참모부장,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피 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독했다.

또 흥남철수작전에 참여했던 고(故) 에드워드 포니 대령의 증손자로서 현재 한국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벤 포니 씨와 한국전쟁 당시 통역장교로 참전했다가 이제는 미국에서 변호사의 삶을 사는 이종연 씨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까지 17일간 영하 30∼40도의 혹한 속에서 미국 제1해병사단 1만5천여 명이 중공군 7개 사단 12만여 명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철수한 전투다.

미군 4천500여 명이 전사하고 7천500여 명이 다쳐 미군 전사(戰史)상 가장 치열한 전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전투로 중공군의 남진이 지연되면서 주민 10만여 명이 흥남 부두를 통해 남한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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