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0명이 싸운 수원과 연장혈투서 1-1 무승부…승부차기서 4-2로 제압
부산, 울산과 결승 대결…'13년 만에 우승 도전'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프로축구 챌린지(2부리그)의 부산 아이파크가 '디펜딩 챔피언' 수원 삼성을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7년 만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 진출했다.
부산은 25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 2017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120분 연장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부산은 결승에 선착한 울산 현대와 11월 29일과 12월 3일에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맞붙어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역대 FA컵에서 한 차례(2004년) 우승했던 부산은 13년 만에 우승트로피 탈환에 도전하게 됐다. 더불어 부산이 결승에 오른 것은 2010년 대회(준우승) 이후 7년 만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은 최근 심장마비로 사망한 고(故) 조진호 부산 감독을 추모하는 묵념을 실시해 경기장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들었다.
염기훈과 박기동을 최전방 투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수원은 전반 9분 염기훈의 슈팅을 신호탄으로 부산의 수비진을 상대로 공세를 퍼부었다.
수원을 상대한 부산은 전반 14분 만에 주장 임상협이 슈팅 과정에서 발을 다치면서 교체되는 불운을 겪으며 힘겹게 경기를 펼쳤다.
수원은 전반 26분 염기훈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산토스가 헤딩 슈팅한 게 골대를 살짝 빗나가고 2분 뒤에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염기훈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으면서 좀처럼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후반 10분 산토스의 왼쪽 크로스를 염기훈이 골대로 쇄도하며 오른발 슈팅한 게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는 '골대 불운'에 땅을 쳤다.
수원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고를 있던 중앙 미드필더 최성근이 볼경합 과정에서 다리를 높게 들어 상대 선수의 얼굴을 차는 반칙으로 경고를 추가하며 퇴장당해 수원은 10명이 싸우는 불리한 상황에 빠졌다.
불운이 행운으로 바뀐 것은 후반 17분. 수원의 박기동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는 상황에서 부산의 수비수 임유환이 태클하는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염기훈이 후반 20분 선제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예고하는 듯했다.
하지만 부산은 후반 32분 정석화가 찔러준 패스를 이정협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짜릿한 동점골을 넣고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반에도 득점에 실패한 수원은 연장후반 7분 후반전에 투입된 조나탄이 중원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내면서 승리를 끌어안는 듯했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판독 결과 조나탄의 슈팅에 앞서 헤딩으로 볼을 내준 김건희가 먼저 부산 수비수를 미는 반칙을 저질렀다며 득점 무효를 선언했다.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120분 연장 혈투는 1-1로 끝나고, 투 팀은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부산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두 팀은 2번 키커까지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공교롭게도 부산의 세 번째 키커 이정협이 실축하자 수원의 조성진도 나란히 득점에 실패하며 평행선을 이어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부산에 웃음을 지었다.
부산의 4번 키커 차영환이 골그물을 흔들었지만 곧바로 나선 수원의 김은선이 실축하며 균형은 부산으로 넘어갔다.
결국 부산은 마지막 키커 고경민이 골을 터트리면서 수원을 승부차기 4-2로 물리치고 결승행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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