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테이퍼링' 평가에 유로 1.5%↓…강달러에 엔·위안값 하락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26일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했지만 후폭풍을 우려한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불끄기 발언에 힘입어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고 증시는 올랐다.
이러한 '부드러운 테이퍼링' 때문에 세계 금융 시장에서는 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로화 가치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장중 유로당 1.1632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전날 1.1813달러보다 1.5% 내렸다.
이는 테이퍼링을 예상하고 전날 강세를 보이던 유로화가 ECB 회의 후 나온 드라기 총재의 진화 발언에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날 ECB는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채권 매입 규모를 현행 매달 600억 유로에서 300억 유로로 줄이되 종료 시점을 연말에서 내년 9월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가 ECB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상당한 규모의 회사채를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양적완화가 계속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유럽 주요국 국채도 가격이 올랐다. 원래는 ECB가 채권 매입을 줄이는 데 따라 시장에서도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만 '완만한 테이퍼링' 신호가 가격 하락을 방어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0.07%포인트 내린 0.41%를 보였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각각 0.08%포인트, 0.06%포인트 떨어졌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53% 상승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39% 올라 거래를 마쳤다.
ECB가 당분간 부드러운 테이퍼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에서는 위험 선호 투자가 확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금융 투자사 아비바인베스터의 찰리 디벨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ECB가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나서도 당분간 채권 재투자를 계속할 것이란 점이 비둘기(완화적) 기조로 해석됐다"면서 "이에 따라 위험 선호 자산으로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CB발 유로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27일 오전 전날보다 0.19% 오른 94.83을 보였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가치는 떨어졌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전날보다 0.5% 높은 114.26엔까지 올랐다.
중국은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전날보다 0.28% 올린 달러당 6.6473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을 올려 고시한 것은 달러화에 견준 위안화 가치를 낮췄다는 의미다. 또 사상 처음으로 63일짜리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를 내놓고 시중에 500억 위안(8조5천억 원)을 공급했다.
장기 역레포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은 중국 당국이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를 줄이고, 갑작스러운 유동성 부족에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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