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톡톡] 67년전 이양 전작권의 긴 역사

입력 2017-11-04 06:00  

[김귀근의 병영톡톡] 67년전 이양 전작권의 긴 역사

노무현정부 때 전환 합의…정권 거치며 시기연기 반복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미 군사현안 중 핵심과제로 부상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군이 언제 돌려받을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전작권은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시 한미 연합군을 작전지휘하는 권한을 말한다. 현재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이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연합사령관이 독자적으로 이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연합사령관이 권한을 가지고 있으나, 행사는 한미간 협의 절차에 따르도록 한미간 군 통수체계가 갖춰져 있다.

연합사령관에게 권한이 있다 보니 '미군 대장이 전작권을 행사한다'라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한미가 협의해서 전작권을 행사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한반도 전구(戰區)내에서 전쟁 지휘권한이 미군 대장에게 있다고 해서 그가 사령관을 맡는 한미연합군사령부를 '미군이 지휘하는 부대'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연합사는 '50대 50'으로 구성된 양국군 참모가 제반 사항을 협의해 처리한다. 즉 지분을 50%씩 한국군과 미군이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연합사는 양국의 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의 공통지휘를 받는다. 전작권 전환 이후 출범하는 미래연합군사령부도 현재 연합사와 같은 구조를 갖게 된다.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돌아오는 시기와 관련해 현재 한미 간에는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한다'는 데 합의를 이룬 상태다. 한국군이 전쟁을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그 '조건'이다.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그 조건이 갖춰지고 있는지를 평가해 공통의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에 대한 전·평시 '작전지휘권'은 1950년 6·25전쟁이라는 난리 통에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했다.

평화문제연구소가 발간하는 '통일한국'(1995년)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맥아더 장군이 1950년 6월 29일 전황 파악을 위해 경기도 수원에 왔을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게 작전권 이양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은 초전에 한국군 주요 전력이 심대한 피해를 입는 극도로 어려운 군사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7월 1일 당시 육·해·공군 총사령관인 정일권에게 '맥아더의 작전지휘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북한의 남침을 격퇴하고 나라의 운명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의 한미간 협의나 조정기구를 통해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맥아더 사령관이 6월 29일 수원에 왔을 때는 우리 육군본부는 완전히 기능을 잃었고, 이승만 대통령의 직접 통역으로 맥아더에게 전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해 7월 14일 이승만 대통령은 맥아더 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을 이양했다. 1954년 11월 체결한 '한국에 대한 군사 및 경제원조에 관한 한미합의의사록'에는 작전지휘권이란 용어가 '작전통제권'으로 바뀌었으며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던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1978년 11월 7일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연합사령관에게로 넘어왔다. 그해 7월 28일 열린 제1차 한미군사위원회(MCM)에서 합의된 '전략지시 제1호'에 의해 연합사가 MCM의 전략지시를 받아 행사하도록 바뀌게 된 것이다.

이후 연합사가 가지던 작전통제권 가운데 평시 작전통제권만 1994년 12월 한국군으로 넘어왔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은 연합사에 그대로 남게 됐다.

그러던 중 노무현정부 때인 2006년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고, 그해 10월 윤광웅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공동주재한 제38차 SCM에서 '2009년 10월15일에서 2012년 3월15일 사이 한국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완료한다'는 데 합의했다.

2007년 2월 24일 김장수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워싱턴에서 국방장관회담을 하고 '2012년 4월17일부로 한국으로 이양한다'고 합의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들은 4월 17일을 선택한 데 대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0년 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한다는 서한을 보낸 날짜인 7월 14일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 전작권 전환 날짜를 작전지휘권이 처음 이양된 날인 '7월 14일'의 숫자를 거꾸로 조합한 '4월 17일'로 정했다는 것이다.

합참도 2005년 5월 전작권 환수 방안을 연구하면서 이 연구작업 명칭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서한을 보낸 날짜인 7월 14일을 연상해 '7·14계획'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예비역대장 20명이 한미 대통령에게 전작권 전환 계획을 재검토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등 전작권 전환 연기론이 확산했다.

2010년 6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전작권 전환 시점을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박근혜정부 출범 후인 2013년 7월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다시 연기하자고 미국에 제의했다. 이듬해 10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제46차 SCM을 개최해 2020년대 중반으로 전환 시기를 연기하자고 합의했다.

이어 2015년 11월 열린 제47차 SCM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을 승인했다. 지금은 '조건에 기초한 조속히 전환'으로 문구가 손질됐다. 정권에 따라 전환 시기 합의가 계속해서 바뀐 것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제49차 SCM 후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조건에 기초한 조속히 전환' 의미에 대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빨리 당긴다는 게 아니고 조건을 빨리 성숙시켜 시간이 되면 환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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