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惡)으로 전하는 인본주의…내년 2월 강원국제비엔날레

입력 2017-11-07 13:47   수정 2017-11-07 14:41

악(惡)으로 전하는 인본주의…내년 2월 강원국제비엔날레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맞춰 강릉서 열려…20개국 100여점 출품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세계인의 스포츠 제전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 올림픽 정신인 '인본주의'를 전하는 미술 행사가 열린다.

강원도는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2월 3일부터 3월 18일까지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 일원에서 강원국제비엔날레를 연다고 밝혔다.

문화올림픽의 하나로 마련된 이번 강원국제비엔날레에는 한국 33팀과 19개국 27팀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되며, 주제는 '악의 사전'(The Dictionary of Evil)으로 정해졌다.

이에 대해 홍경한 예술총감독은 "악(惡)은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종국에는 역설적으로 인간다움과 인간 가치에 관해 묻고자 했다"며 "결핍된 선(善)을 주제로 예술적 대화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예술가들은 사회 안에서 예술이 수행해야 할 본질과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며 "비엔날레에서는 오늘날 예술이 언급해야 할 주제와 담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즉 환경오염, 신계급주의, 배타적 애국주의, 순혈주의, 난민, 불평등 심화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해결되지 않는 다양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이러한 악이 기록된 사전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홍 감독은 올림픽이 지향하는 상생과 화해, 평화와 평등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과 어려움, 환란의 역사를 공유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각예술을 통해 민족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 사려 깊게 배려하고 양보하는 관계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엔날레의 핵심 전시인 주제전은 내상의 경험과 기억, 의심의 긍정성, 인본주의와 인간 가치, 예술의 책무와 역할 등 네 가지 주제로 꾸며진다.

조덕현, 김승영, 양아치, 이완, 장지아의 신작을 선보이고, 스위스의 토마스 토쉬혼과 이집트의 와엘 샤키, 레바논의 아크람 자타리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지난 7월 간암으로 별세한 박종필 다큐멘터리 감독과 강원도 태백에서 광부로 근무 중인 전제훈, 강원도에서 활동하다 요절한 정연삼의 작품도 공개된다.

이외에도 설치미술·무용·영상 등으로 구성된 퍼포먼스, 학술 포럼,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홍 감독은 "지역 미술인들을 배려하기 위한 특별전은 하지 않는다"며 "강원국제비엔날레는 진부한 감수성을 강요하는 퇴행적 문화행사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가치를 논하는 국제행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악의 사전이라는 주제로 인해 가족 관람객이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대미술을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고자 했다"며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비엔날레가 계속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충실하게 준비했다"고 역설했다.

오일주 조직위원장은 "강원국제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 경향을 확인하고 깊은 감동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과 함께 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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