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서는 안돼"…표류하는 속초해변 정비사업

입력 2017-11-08 08:00  

"우리 지역에서는 안돼"…표류하는 속초해변 정비사업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우리 지역에서는 안됩니다."

강원 속초해변 침식을 방지하고자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이 추진 중인 연안정비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침식방지 공사에 필요한 대형블록을 제작해야 하나 작업장으로 검토된 곳마다 지역 주민들이 생활불편 등을 이유로 반대해 작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동해지방해양수산청과 속초시에 따르면 해변 침식방지를 위한 연안정비사업을 지난 2015년 1월 착수했으나 헤드랜드 1개만 설치했을 뿐이다.

잠제(바닷속 방파제) 설치에 드는 개당 100t 규모의 블록 450여 개를 제작해야 하나 작업장으로 검토한 곳마다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속초시와 함께 속초항 국제선여객터미널 주변 항만부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어 대포항 내 항만부지 사용을 검토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또 실패한 속초시는 지난 9월 청호동 속초수협 인근 항만부지를 작업장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지역주민들과 협의했다.

속초시는 "최대한 주민불편이 없도록 블록제작을 하겠다"고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블록제작과 운반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등 생활불편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 또다시 무산됐다.

이에 동해지방해양수산청과 속초시는 최근 대포항 매립지 내에 공터로 남아 있는 호텔부지(시유지)를 사용하기로 하고 대포항 상인, 어민들과 협의했으나 수용하기 힘든 요구사항에 부딪혀 애를 먹고 있다.

속초시는 "해당 용지는 대포항 북쪽 외옹치항과 인접한 곳으로, 외옹치항 쪽으로 길을 내고 블록을 운반하면 대포항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포항 상인과 어민들은 "그래도 관광객 통행에 불편을 준다"며 반대하고 있다.

다만 속초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주차료 감면과 주차장 시설 복층화가 이뤄진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속초시는 "이는 과도한 요구사항으로 수용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혀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속초해변 연안정비사업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로 표류하는 국비 사업을 정부가 포기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업은 속초시가 추진해야 해 열악한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한, 해마다 반복되는 침식피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속초해변 연안정비사업은 2020년까지 속초해변에 길이 130m의 잠제 3개와 길이 190m 헤드랜드 1개를 설치하고 모래 6만8천㎥로 백사장을 복원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329억5천500여만원이다.

mom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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