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촌리 고분 30호분 조사 결과…가야·백제 토기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전북 장수 동촌리 고분군의 한 무덤에서 6세기 전반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구(馬具·말을 타는 데 쓰는 기구)와 토기가 나왔다.
출토된 마구 중 재갈은 가야 권역인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 함안 도항리 고분군, 부산 동래 복천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유물과 유사해 피장자는 가야 수장층 인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가야사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를 국정과제로 선정한 상황에서 이 같은 발굴 성과가 공개됨에 따라 그간 조사가 미진했던 전북 동부 지역의 가야 유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장수군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장수 동촌리 고분군 30호분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재갈, 발걸이, 말띠꾸미개, 말띠고리 등을 찾아냈다고 8일 밝혔다.
이 고분은 남북 길이 17m, 동서 길이 20m, 잔존 높이 2.5m로 타원형이다. 피장자와 마구가 묻힌 주곽(主槨) 1기와 부장품을 넣은 부곽(副槨) 2기가 배치됐다. 주곽은 표면을 고른 뒤 약 1m 높이로 흙을 쌓고 되파기를 해 조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덤에서는 마구 외에도 장경호(長經壺·목긴항아리), 단경호(短頸壺·목짧은항아리), 그릇받침, 뚜껑 같은 토기가 출토됐다.
전상학 전주문화유산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토기는 대가야, 소가야, 백제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며 "고분 축조 집단이 다른 지역과 교류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장수 동촌리 고분군에는 가야계 무덤 80여 기가 모여 있으며, 지름이 20∼30m인 중대형 고분이 많다. 2015년 조사에서는 징이 박힌 편자가 나오기도 했다. 지금까지 3기가 발굴됐으며, 전라북도와 장수군이 추가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전북 동부에는 장수 외에도 남원 등지에 가야 고분 수백 기가 남아 있으며, 가야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봉수 유적과 제철 유적도 확인된 바 있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전북 지역에는 지정되지 않은 가야의 문화재가 매우 많다"며 "내년부터 가야 유적의 발굴이 본격화하면 가야와 관련된 고고학 자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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