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소도시] ② "도시 다이어트가 답"…확장보다 내실을

입력 2017-11-12 08:35  

[위기의 중소도시] ② "도시 다이어트가 답"…확장보다 내실을

日 도야마·독일 라이프치히 대변신 성공…전주도 도심재구성 효과

(전국종합=연합뉴스) 임청 김동철 기자 = 인간은 대체로 질(Quality) 좋은 다양한 옷을 사 입고 싶어 한다.

청년기와 중년기, 노년기를 거치면서 변화하는 체형을 무시한 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걸치는 것만큼 바보스럽고 불편한 것은 없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인구는 갈수록 감소하는 데 도시 규모를 확장하는 것은 한마디로 비효율적인 정책이다.

체형이 줄면 그 체형에 맞게 옷을 수선하듯 도시도 변화에 맞춰 리노베이션(Renovation)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면서 경제적 비용 절감의 지름길이다.

이런 면에서 일본의 도야마시는 도심 재생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로 불린다.

도야마시는 인구가 감소하자 외곽에 분산돼 있던 공공시설을 도심으로 모으는 '콤팩트시티 전략'을 폈다. 이는 현재 국내 대다수 도시가 추진하는 '교외 확대 정책'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상업·서비스 시설, 각종 공공·교통시설 등의 도시 기능을 중심 시가지에 집중시켜 중심부에 사람이 살도록 거주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인구 밀도를 유지한다.

독일 라이프치히는 독일 내에서도 녹지대가 가장 많아 쾌적한 삶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도시로 발돋움했다.

흉물스럽게 변해가는 빈집들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하지 않고 숲 또는 공원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독일 내 가장 많은 녹지공간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좁은 땅덩이만 생겨도 건물을 짓거나 부순 건물에 다시 건물을 올리는 우리와는 사뭇 대조되는 대목이다.




◇ "관광객 1천만 시대 전주시가 답이다"

국내에서는 한옥마을로 유명한 전주시가 도심 재구성을 대표하는 도시다.

인구 65만의 전주시는 도시의 외연 확장을 자제하고 구도심 리모델링에 힘쓴 결과 지금은 한해 1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호남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남문시장, 서학동 예술촌,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옛 전북도청, 동부시장, 구 전북대병원 등으로 이어진 구도심 일대에 맛집과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등이 속속 들어서 도시가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서울 '경리단길'과 흡사하다 해서 붙여진 객리단길에는 불과 2년사이 50∼60여 개의 크고 작은 카페와 음식점, 공방 등이 생겨났다. 이제는 전국에서 온 청소년과 연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전주시는 도심의 낡은 전주종합경기장을 복합쇼핑몰로 개발하려던 계획을 바꿔 시민공원으로 활용하려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전주시 인구가 완주군과 통합을 하지 않는 한 65만 명 선에서 크게 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효천지구와 에코시티 개발을 마지막으로 외형적 확장보다는 구도심을 되살리는 내실에 더 충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인구 감소 현실화 "도시 다이어트만이 살길"



축소도시는 '좋다' 또는 '나쁘다'는 한정적 개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인구가 줄어든 대신 삶의 질이 높아질 수도 있고 도시 환경이나 거주만족도가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인프라 건설을 위해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은 물론이고 이를 유지 보수하는데 드는 추가 비용을 도시민의 삶의 질 개선에 투입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토연구원 구형수 책임연구원은 "지방 인구절벽 시대 최대의 화두인 축소도시의 문제를 도시 다이어트로 풀어야 한다"면서 "막연하게 개발이 인구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보다는 이제는 인구변동을 냉정하게 판단해 수요에 맞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근린지역은 무리하게 개발하기보다는 텃밭, 주차장, 전시장, 팜 등 현재 필요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외연적 확장보다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도시 재창조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줄어든 인구에 맞게 도시 기능과 규모를 재창조하자는 '도시 다이어트' 논의가 활발해져야 하는 이유다.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lc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