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코앞인데"…전교조 총력투쟁 방침에 교육현장 우려

입력 2017-11-09 12:11  

"수능이 코앞인데"…전교조 총력투쟁 방침에 교육현장 우려

교사들, 교원평가·성과급 폐지는 지지…법외노조 철회는 "글쎄…"



(서울·세종=연합뉴스) 고유선 이재영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연가투쟁을 예고하자 일선 교육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교사들은 전교조의 교원평가·성과급제 폐지 요구는 지지하지만, 법외노조(노조 아님) 통보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사실상 최고 수준의 쟁의행위에 나서는 것은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9일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는 정부의 (노조 규약) 시정명령을 무시하고 스스로 법을 어겨 생긴 문제"라며 "이를 연가투쟁으로 끌고 간다는 것은 상당히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해직교사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주는 전교조 규약을 개정하면 되는 일인데 이를 연가투쟁의 이유로 삼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교권이 중요하지만 법외노조 철회가 당장 다수 교사의 권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념적으로 가까운 정부가 들어섰다고 강성 투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학생들이 보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총력투쟁을 선언하는 것은 교사들이 학습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라는 비판도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소송이 진행 중이고 법원의 판단이 나오지도 않은 문제를 왜 정치적으로 풀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최 대표는 "교사들이 사회적 지위와 권익 향상, 교육정책에 대한 문제 때문에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은 뭐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해직교사의 노조 활동을 위해 수능이 며칠 남지도 않은 상황에서 연가투쟁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교육현장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전교조와 교총 어느 곳에도 가입하지 않은 충남지역 중학교 교사 박모(29)씨는 "교원평가·성과급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교사 대부분이 동의한다"면서 "교사들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쟁의행위가 없는 상황에서 수업에 지장만 안 준다면 연가투쟁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교사는 법외노조 문제에는 입장을 보류했다.

지난해까지 교사들의 연가투쟁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혀 왔던 교육부는 정권이 바뀌면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법외노조 문제의 경우 고용노동부 소관 사항이라며 24일까지 계속 '소통'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상황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전교조의 연가투쟁과 관련해 "교육 단체의 문제 제기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담당 부서가 소통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 국정원, 기무사, 보수단체가 합작해 전교조 죽이기 공작을 펼친 증거가 쏟아져 나오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대정부 총력투쟁은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행동으로 맞서온 전교조 전통의 발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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