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순 혐의 벗었지만…"무고" vs "의혹 여전" 갈등 확대될 듯

입력 2017-11-10 12:58   수정 2017-11-10 16:37

서해순 혐의 벗었지만…"무고" vs "의혹 여전" 갈등 확대될 듯

경찰 "서씨, 딸 최선 다해 돌봤고 모녀관계 돈독…증거 없어 무혐의"

서씨 측, 법적대응 예고하며 반격…김광복·이상호 "의혹 남아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가수 고(故)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딸을 일부러 숨지게 했다는 김씨 친가족의 의혹 제기에 경찰이 10일 무혐의 결론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서씨의 유기치사 및 사기 혐의에 증거가 없다며 그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에서 혐의를 벗은 서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자신을 고발한 김광석씨 친형 김광복씨는 물론 함께 의혹을 제기했던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에게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광복씨와 이 기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의구심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혀 이 사건을 둘러싼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경찰 "서해순, 최선 다해 딸 돌봐" 결론

수사결과를 종합하면, 경찰은 서씨가 '고의로 딸 서연 양을 방치해 숨지게 만든 증거'가 없었을 뿐 아니라 서씨가 최선을 다해 딸을 돌봤던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서연 양이 사망한 2007년 12월 23일 당일 상황을 우선 집중적으로 규명했다. 또 서연 양이 감기 증상을 보인 닷새 전부터 서씨가 딸을 어떻게 돌봤는지도 살펴봤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와 그의 동거인은 12월 23일 오전 5시께 서연 양이 '물을 달라'고 하며 아픈 기색을 보이자 따뜻한 물을 먹였다가, 서연 양이 갑자기 쓰러진 오전 5시 14분께 119에 신고했다.

서씨는 서연 양에게 인공호흡 등 응급조치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씨는 서연 양이 아프기 시작한 12월 18일부터 사망 당일까지 카드 사용 명세가 전혀 없을 정도로 간호에 몰두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서연 양이 아프기 전 혹시 서씨가 딸을 소홀히 대하지 않았는지도 서연 양 친구와 교사, 이웃 주민 등을 통해 확인했다.

조사 결과 서씨의 딸 방치 정황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학교 교사가 서연 양이 쓴 것이 맞는다고 확인해준 일기장에 "엄마랑 재미있게 눈싸움을 했다"고 적혔고, 다정한 문자메시지도 주고받는 등 모녀 사이는 돈독했다고 경찰은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는 집에서 서연 양 학교까지 약 20㎞에 달함에도 매일 통학을 시켰다"면서 "서연 양이 앓은 희소병 '가부키증후군' 치료를 위해 국내는 물론 미국·독일의 유명 병원을 찾아다니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광복씨가 고소장에서 "2008년 저작권확인 소송 최종 조정합의 과정에서 서씨가 '서연이 양육을 위해 권리가 필요하다'고 해 합의를 해줬다"고 한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씨 스스로 1차 조사에서 "기억을 돌이켜보니 서씨가 서연이 양육에 저작권 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건 사망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주장을 뒤집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김씨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아울러 경찰은 당시 서연 양의 권리를 사망 이후 자동으로 서씨가 유일한 상속인으로서 승계했는데, 민사소송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라 서씨가 서연 양 사망 사실을 법원과 소송 상대방 측에 알릴 의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는 남편에 이어 딸까지 사망한 데 대해 자신에게 사회적 비난이 쏟아질 것이 두려워 사망을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시댁에 딸 양육을 도와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던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씨 측 "무고 등 법적 대응" vs 김광복·이상호 "의혹 여전"

경찰 수사 결과 발표로 사건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지만, 서씨와 김광복씨, 이상호 기자 등 당사자들 사이의 갈등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혐의를 벗은 서씨 측은 이날 당장 김광복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고, 김씨와 함께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기자와 안민석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씨 변호를 맡은 박훈 변호사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 "경찰 수사결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김씨와 이 기자가 근거 없이 서씨를 음해한 것을 공적 기관에서 확인받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변호사는 "김씨와 이 기자, 함께 부화뇌동한 국회의원과 언론에 대해 다음 주 내로 적절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김씨의 무리한 주장을 이 기자가 검증 없이 서씨를 연쇄 살인범으로 몬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서씨의 대대적인 반격에 김씨와 이 기자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은 여전히 서연 양의 죽음과 김광석씨 죽음에 대해 의구심을 거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입장문에서 "서연이 죽음의 의혹이 조금이나마 해소돼 다행"이라면서도 "급성폐렴이라면 열이 많이 나고 호흡곤란도 있었을 텐데 감기약 외에 해열제도 안 먹이고, 어떻게 물 한 잔 마시고 쓰러졌는지 아직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혐의는 면죄부가 아니다. 서씨가 딸 죽음을 철저히 숨기고 그 대가로 광석이 저작권을 상속받은 사실은 명백하다"면서 "서씨를 용서할 수 없다. 광석이랑 이혼하고 싶다 했으니 광석이 이름으로 사업을 하거나 퍼블리시티권 같은 권리 주장은 그만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자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경찰 노고에 감사하지만, 국민의 의혹에 비춰 미흡하다. 아쉽다"면서 "김광석 의문사는 공소시효 만료라는 벽에 부딪혀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또 "몇 언론은 (자신이 감독한) 영화 '김광석'이 '마녀사냥'이라며 비난했지만, 향후 김광석 의문사 취재에 단초를 제공한 언론도 있었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남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끝까지 취재하겠다"고 말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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