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쇼어 "'더 굿 닥터' 뜨거운 인기 두렵기도"

입력 2017-11-11 09:00   수정 2017-11-11 10:00

데이비드 쇼어 "'더 굿 닥터' 뜨거운 인기 두렵기도"

'하우스' 시리즈 히트시킨 작가…"10년 전에는 못 만들었을 것"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굉장히 신납니다. 하지만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하우스'는 서서히 예열됐고 꾸준히 가면서 시청률도 상승했어요. 그런데 '더 굿 닥터'는 너무 빨리 성공했어요. 물론 신나는 일이지만, 두렵습니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의학미드 '하우스'의 작가이자 미국 작가협회장을 맡은 데이비드 쇼어의 '고백'이다. 그는 KBS 2TV 드라마 '굿닥터'를 리메이크한 미국 ABC 방송의 '더 굿 닥터'(The Good Doctor)를 집필하고 있다.

'더 굿 닥터'는 지난 9월25일 시작해 '월요일에 가장 많이 본 드라마'와 '지상파 드라마 1등'을 차지하며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데이비드 쇼어는 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더 굿 닥터'의 인기에 대한 놀랍고도 두려운 마음을 토로했다. 시즌8까지 방송되며 대박을 친 의학드라마 '하우스' 이후 다시는 의학드라마를 쓰지 않겠다고 했던 쇼어는 '더 굿 닥터'의 이야기에 매료돼 다시 의학드라마를 쓰게 됐다.

'인디와이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더 굿 닥터 현상(phenomeno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더 굿 닥터'의 인기를 분석하고 쇼어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인디와이어'는 '더 굿 닥터'의 성공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온수 목욕 TV'(Warm Bath TV) 효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온수 목욕 TV'는 말 그대로 따뜻한 물에 목욕할 때 기분이 좋아지듯, 늘 여러 가지 괴로운 뉴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순수하고 단단한 이야기를 말한다.

'굿닥터'는 2013년 8~11월 KBS 2TV에서 방송돼 사랑받은 드라마로, 자폐증에 걸린 천재 의사 이야기를 조명한 휴먼 의학 드라마다.

'인디와이어'는 "의학 드라마 '하우스'로 대성공을 거둔 작가 데이비드 쇼어가 한국 드라마 '굿 닥터'를 미국 시청자에 맡게 각색하면서 다시 한번 의학드라마를 집필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더 굿 닥터'의 캐릭터와 '하우스'의 캐릭터는 전혀 다르다. TV에서 자폐 캐릭터는 새롭지 않지만 '더 굿 닥터'의 자폐 캐릭터는 희귀하다"고 소개했다.





쇼어는 이에 대해 "10년 전이었다면 '더 굿 닥터' 이야기는 지상파 TV가 방송하기 꺼렸을 것"이라며 "자폐증을 앓는 의사는 드라마로 풀어낼 수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여러 정반대의 증거들이 있긴 하지만 세상은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며 "우리는 그간 TV 드라마에서 낯설었던 캐릭터를 지켜보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쇼어는 "'더 굿 닥터'의 주인공인 숀 머피 캐릭터의 성장과 발전이 기존 드라마 캐릭터와는 다르다"며 "숀 머피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숀 머피가 이웃 여성에게 이름을 물어보는 행위는 다른 캐릭터라면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지점이었겠지만, 자폐증 환자인 숀 머피에게는 대단히 큰 변화를 말해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쇼어는 "여러 가지 지점에서 숀 머피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일반인보다) 어렵다"면서 "그러나 그는 성장하고 배우고 있으며, 시청자는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닥터'의 주인공 '시온'은 자폐 3급과 서번트 증후군 진단을 받은 인물로, 천재적인 암기력과 공간지각능력 등을 통해 소아과 의사가 된다. 드라마는 그가 장애를 극복하면서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더 굿 닥터'는 '시온'의 이름을 따 주인공 이름을 '숀'으로 지었으며,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어거스트 러쉬' '아더와 미니모이'로 인기를 얻은 아역 출신 배우 프레디 하이모어가 숀을 연기하고 있다.

오디션을 거쳐 발탁된 프레디 하이모어의 연기는 오디션 지원자 중 발군이었다. 다른 지원자들은 '기술적으로' 자폐증을 연기했다면, 하이모어는 눈으로 연기를 했다. 여러 말을 하지 않아도 두 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하이모어의 연기는 드라마의 내용과 함께 큰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로스앤젤레스 자폐증 단체 오티즘 스피크스(Autism Speaks)가 자폐증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그렸다며 '더 굿 닥터'에 상을 주기도 했다.

쇼어는 스물다섯살인 하이모어에 대해 "사실은 (경험이 엄청난) 70세일 것"이라는 말로 그의 연기를 극찬했다.

쇼어는 "숀 머피라는 인물은 자칫 형편없게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라며 "그러나 하이모어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숀 머피를 연기해내고 있으며 우리가 그를 사랑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모어는 또한 '더 굿 닥터' 시즌1이 18개 에피소드로 끝날 것을 요구했다. 대개의 미국 드라마가 한 시즌에 22~24개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것에 비해 짧은 분량이다.

쇼어는 "하이모어는 훌륭한 프로듀서이기도 하다"며 "ABC는 인기 드라마의 에피소드를 늘리고 싶겠지만, 에피소드가 많다고 이야기가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굿닥터'의 원작자인 박재범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쇼어 작가가 맡았다는 얘기를 듣고 각색이 잘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저보다 훨씬 내공이 출중하신 분이고 워낙 잘 쓰는 분이라 원작이 훼손될까 어쩔까에 대한 걱정은 바로 접었다"고 밝혔다.

쇼어는 '더 굿 닥터'의 뜨거운 인기에 대해 "역풍을 걱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굿 닥터'는 10월30일~11월5일 미국 시청률 조사에서 시청률로는 전체 프로그램 10위, 시청자수로는 8위를 차지했다. 두 순위에서 모두 스포츠 프로그램이 상위를 차지했으며, 1시간짜리 드라마로는 '더 굿 닥터'와 '디스 이스 어스' 'NCIS'만이 톱 10 안에 들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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