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이 집대성한 대중가요 노랫말의 역사

입력 2017-11-12 10:00   수정 2017-11-12 11:14

뮤지션이 집대성한 대중가요 노랫말의 역사

신간 '성기완의 노랫말 얄라셩'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 출신 뮤지션이자 시인인 성기완(50) 계원예술대 교수의 가요 평론집 '성기완의 노랫말 얄라셩'이 출간됐다.

'노래는 허공에 거는 덧없는 주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평론집은 저자가 지난해 언론에 연재한 칼럼 24편을 토대로 묶은 것이다.

저자는 산울림·활주로·신중현·한대수·들국화·김민기·노래를 찾는 사람들 등 한 시대를 흔든 뮤지션들의 노래로 책을 시작한다.





그는 특히 1974년 나온 한대수의 '물 좀 주소'를 "전복의 목마름"이라고 규정했다. 보통 노래의 맨 앞에는 전주가 있지만, 이 노래는 그저 절박한 청유형으로 시작된다. 경상도 억양을 숨기지 않는 거친 목소리는 건조한 성대를 찢고 피를 내는 듯하다. 1975년 발표된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와 함께 군사독재로 자유가 증발해버린 사회를 그려낸 것이다.

변화가 감지된 건 1990년대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는 주입식 교육에 시들어가는 아이들을 위한 노동요를 창조했다. 서태지가 '됐어' 하고 선창하면 아이들은 '됐어' 하고 받는다. '옹헤야'나 마찬가지다.

인디밴드의 출현을 알린 삐삐밴드는 상큼하게 '안녕하세요' 라고 외치며 어르신들에게 '안녕'을 고한다. "지금 사람들은 1995년 옛날 사람들은 1945년"이라며 옛날을 옛날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어느덧 2009년. K팝은 소녀시대의 '지'(Gee), 투애니원의 '파이어'(Fire), 카라의 '미스터'를 기폭제 삼아 전 세계행 비행기를 탔다.

저자는 "그 이전의 케이팝이 남한이라는 로컬의 민속음악이었다면 그 이후의 케이팝은 전 세계가 즐기는 보편적인 팝 음악이 됐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2음절의 단어가 쉴 새 없이 나열되는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Sorry Sorry)를 '디지털 고전주의'의 상징이라고 정의한다.







MBC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진행자 배철수는 서평에서 "팝 음악에 관한 평론이나 책을 보면서 왜 우리 가요계엔 이런 것들이 없을까 늘 부러웠는데 드디어 나왔다"고 말했다.

꿈꾼문고. 252쪽. 1만3천500원.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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