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서 핵폐기 국제회의 개막…"핵 억지에서 폐기로 나아가야"

입력 2017-11-10 19:54  

바티칸서 핵폐기 국제회의 개막…"핵 억지에서 폐기로 나아가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국제 사회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핵폐기와 군축을 의제로 한 국제회의가 바티칸에서 막이 올랐다.

교황청은 10일 바티칸에서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 저명한 핵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핵무기 없는 세상과 완전한 군축을 향한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이틀 간의 회의에 돌입했다.

이번 행사는 122개 국이 지난 7월 유엔 총회에서 핵무기금지협약을 채택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회의다.

평소 비핵화와 군축을 꾸준히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은 핵무기 전면 금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핵폐기와 군축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의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과 맞물려 교황청이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 미국과 북한 사이를 중재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행사를 주관한 피터 턱슨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촉진성 장관(추기경)은 환영사에서 "이번 회의는 세계 평화를 위한 행동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미국 대통령의 동아시아 순방이 계획되기 이전에 결정된 것"이라면서도 "두 행사가 겹친 것은 '신의 계시'"라고 말해 장내의 웃음을 유발했다.

개막 토론에 나선 교황청 2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핵 억지력이라는 정책을 폐기할 때가 됐다"며 핵무기를 전쟁을 억지하려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세계 평화와 안정은 (핵을 보유함으로써 갖게 되는) 기만적인 안도감, 상호 파괴 위협과 전면적인 파멸, 단순히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관계자인 프랑수아 뷔뇽은 일본 히로시마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핵무기가 사용된다면 인류와 미래 세대에 파멸적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반핵 운동으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무기폐지국제운동(ICAN)' 관계자 등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11명도 자리를 함께 해 핵무기 전면 폐기를 위한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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