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담배시장] "전자담배 연기도 싫어요"…유해성 논란 가열

입력 2017-11-12 06:34  

[요동치는 담배시장] "전자담배 연기도 싫어요"…유해성 논란 가열

(서울=연합뉴스) 정열 강종훈 이도연 기자 = "길을 걸으면서 아이코스를 피우는 사람을 마주치면 저절로 숨을 참게 돼요."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흡연구역 앞을 지나던 강 모(28·여) 씨는 이렇게 말했다.

비흡연자라는 강 씨는 "아이코스와 같은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냄새가 훨씬 덜 나고 덜 독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비흡연자 입장에서 담배 냄새는 어쨌든 몸에 나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50대 직장인 박 모 씨도 "대부분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흡연구역에서 피우지만 냄새나 연기가 덜 난다는 이유로 걸으면서 피우거나 실내에서 피우는 사람들도 있다"며 "정도의 차이겠지만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에 있는 유해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에 간접흡연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흡연구역에서 아이코스를 피우고 있던 흡연자들의 의견은 다소 달랐다.

김 모(29) 씨는 "냄새와 연기가 덜 나고 몸에도 덜 해로운 느낌이라 일반 담배에서 아이코스로 바꿨다"며 "냄새가 덜 나니까 고객들 상대할 때도 눈치 안 보여서 좋고,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실내에서 자유롭게 피운다"고 덧붙였다.

다른 흡연자 허 모(37) 씨도 "아이코스로 바꿨더니 일반 담배보다 머리 아프거나 속 안 좋은 증상이 완화됐다"며 "직접 피워봤더니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처럼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과 간접흡연의 위험을 놓고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아직 유해성에 대한 명확한 국내 연구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와 글로를 각각 출시하며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약 90% 적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내놨다.

일반 담배보다 유해하지 않다고 알려지자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는 급증했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스위스·일본·미국 등 해외 분석자료를 들어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여러 발암물질이 들어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간접흡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해성 논란은 국내 담배업계 1위 KT&G가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출시 발표를 하면서 심화했다.

KT&G는 경쟁사와는 달리 릴을 출시하면서 유해성 저감 실험 결과 등 연구결과를 내놓지 않고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상당히 저감돼 있다', '경쟁사와 동일한 정도의 유해성만 갖고 있다'고 다소 모호한 설명을 내놨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8월부터 유해성 연구에 착수했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해성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서홍관 금연운동협의회 회장(국립암센터 교수)은 "일반 담배는 직접 태우는 방식인데 반해 궐련형 전자담배는 찌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 담배가 더 해롭다"며 "그렇다고 해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권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것과 같다"며 "담뱃세는 타르 농도에 따라 달리 매기는 것이 아니므로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와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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