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생한방병원 설립 신준식 박사 "한의학은 '비과학' 아니다"

입력 2017-11-14 06:31  

[인터뷰] 자생한방병원 설립 신준식 박사 "한의학은 '비과학' 아니다"

논현동 신사옥 이전…"한·양방 한자리 진료시스템으로 서비스 고도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추나요법'은 한방 고유의 침과 탕약으로 수술 없이 각종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를 처음으로 시작한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서울 강남의 최고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논현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추나요법의 창시자이자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가 IMF 금융위기로 찬바람이 불던 1997년에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 압구정동 케임브리지 본사 건물을 사들여 자생한방병원을 설립한 지 26년 만이다. 그 사이 자생한방병원은 국내 20개, 해외 6개의 병·의원을 갖춘 국내 최대 한방병원으로 성장했다. 전체 네트워크를 합하면 연간 매출만 2천억원에 달한다.

새 병원은 건물 크기만 지하 7층, 지상 15층 규모로 압구정 구사옥 면적의 1.6배나 된다. 성장을 거듭해온 병원의 위상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6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또 한 번의 비상을 꿈꾸는 신준식 박사를 만났다. 신 박사는 신사옥 이전과 동시에 모든 직위를 내려놓고 명예이사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다음은 신 박사와의 일문일답.





--자생한방병원의 신사옥 이전 배경은.

▲ 1999년 압구정동에서 한방병원으로 승격 개원한 이래 20여년간 '국내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의 한 획을 그었다고 자부한다. 척추질환은 수술해야 한다는 개념이 팽배해있을 때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꾼 중심에 자생이 있었다. 그동안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추나요법, 약침, 침치료, 한약치료 등 한방통합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도 증명해왔다. 병원을 찾은 환자수가 100만명을 넘어 2015년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최다 척추질환 환자 치료병원'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환자들이 보내온 이런 믿음과 성원에 더 나은 인프라와 의료서비스로 보답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면서 확장 이전을 준비해왔다. 신사옥은 '한방 척추치료의 메카'가 될 것이다.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창시자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 그렇다. 내년까지 추나요법 건강보험 완전적용을 골자로 하는 추나요법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전국 65개 한방의료기관에서 실시 중이다. 이는 의료행위로 인정받은 지 23년 만에 이룬 쾌거다.

추나요법의 효능이 인정받았다는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추나요법에 대한 환자들의 의료비용이 줄게 돼 만족스럽다. 한의학에서 추나요법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척추환자에게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돼야 하는 치료법이다.

--신사옥의 새 시스템은 무엇이 있나.

▲ 신사옥 이전은 크게 '인프라의 개선'과 '시스템의 진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압구정 구사옥은 지하철 역사에서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새 병원은 두 개의 지하철 역사에 인접해있다.

병원 규모는 커졌지만, 환자들의 이동 경로는 최소화했다. 검진부터 진료, 입원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리히터 규모 7등급 지진에도 견디는 내진설계를 했고, 태양광발전시설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도입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에너지효율 1등급과 녹색건축인증 1등급을 동시에 획득했다.

새로 도입된 '한·양방 한자리 협진 시스템'도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특징이다. 분야별 한·양방 전문 의료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시에 환자를 진료함으로써 복수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자리 진료'의 개념은 좋지만, 한방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현실성이 있나.

▲ 한자리 진료시스템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학 경계를 넘은 협진 체계와 그런 의료진을 대하는 환자의 믿음이다. 아직까지 한방에 대한 불신이 일부 남아있는 것도 잘 안다. 한자리 진료는 이런 불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출발한다. 한방인지 양방인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테이프를 커팅하는 순간 환자의 치료서비스 향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방과 양방이 함께 달리는 '2인3각' 경기라고 볼 수 있다.

--한방의 과학화를 자주 언급하는데, 어느 정도 됐다고 생각하나.

▲ 한의학은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미과학'이지 '비과학'은 아니다. 한의학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1999년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전신인 자생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비수술 척추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임상연구, 실험연구 등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또 2014년부터는 수련의들이 제1저자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도록 내부 규정을 마련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금까지 총 53편의 연구논문들이 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이처럼 축적된 학술적 성과가 자생한방병원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고, 한방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신사옥에도 연구소 내에 '실험연구센터'와 '임상연구센터'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의 실험과 임상연구들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외국인 전용 국제진료센터'에서는 어떤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나.

▲ 외국인 환자들이 접수나 수납 등을 국내 환자들과 같이 이용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1개층 전체를 외국인 전용 '국제진료센터'로 구축했다. 외국인 환자들은 이곳에서 접수부터 치료까지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 러시아어, 몽골어, 우즈벡어, 카자흐스탄어 등 총 7개국까지 통역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외국어 소통에도 크게 신경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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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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