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톨릭, 교황 진보 노선에 반대하는 보수계 지도자 선출

입력 2017-11-15 09:48  

美 가톨릭, 교황 진보 노선에 반대하는 보수계 지도자 선출

낙태 반대운동 더욱 활발해질 듯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가톨릭 지도자들이 14일(현지시간) 주교회의 핵심기구 수장으로 보수계 성직자를 선출함으로써 사실상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노선에 반발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가톨릭 연례주교회의는 반(反)낙태활동위원회 위원장에 캔자스시티 교구의 조지프 나우만 대주교를 선출했다.

보수계 나우만 대주교는 표결에서 교회 내 진보파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시카고 교구의 블레이즈 커피치 추기경에 96-82로 이겼다.

가톨릭 교회 내 핵심기구인 낙태반대기구에 나우만 대주교가 선출된 것은 미국 내 대부분의 가톨릭 지도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 중인 진보적 노선에 '저항'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또 표결에서 추기경이 대주교에 패배함으로써 오랫동안 이 기구의 위원장을 추기경이 맡아온 관행도 깨지게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근소한 표차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젠다에 대한 점증하는 지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평가했으나 다른 일부는 추기경이 맡아온 관행을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낙태 반대론자인 나우만 대주교는 위원회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낙태와 안락사 반대활동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혀 미국 가톨릭 교회가 앞으로도 강력한 낙태 반대운동을 주도할 것임을 예고했다.

가톨릭 교회는 그동안 공화당과 함께 미국 내 반낙태 운동을 이끌어 왔다.

패배한 커피치 추기경 역시 낙태 반대론자이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노선을 반영해 사형제나 의료복지, 빈곤 등 보다 광범위한 어젠다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커피치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교황은 지난 2014년 그를 시카고 대주교에 임명했으며 차기 바티칸 위계 구조를 성안하는 주교성에 임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그를 최고위 반열인 추기경으로 서품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커피치 추기경이 선출됐다면 공화당과의 제휴 관계에 '도전'이 제기됐을 것이라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빌라노바대(大) 신학자인 마시모 파기올리는 WSJ에 "지난 2013년부터 미국 내 주교 대다수가 생명과 결혼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미국 내 가톨릭 교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주교들은 반면 이번 연례 회의에서 이민과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일치된 입장을 나타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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