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광장 6개월의 서사시…'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

입력 2017-11-15 10:57   수정 2017-11-15 11:48

촛불광장 6개월의 서사시…'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

이원구 시인, 집회 현장서 쓴 시 32편 묶어 시집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지난해 탄핵 정국에서 벌어진 촛불집회 현장을 장편 서사시로 그린 시집이 출간됐다.

이원구 시인의 '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시와에세이)는 시인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쓴 산문시 32편을 묶었다.

크게 4부로 나눠 1부 '분노한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2부 '촛불시민 혁명군의 선전포고'는 가열되던 정권 퇴진 목소리를, 3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는 과정을, 제4부 '적폐청산이 시작되었다'는 탄핵이 실현되며 적폐청산을 외치는 목소리를 담았다.

시인은 추운 겨울 집회현장을 따뜻하게 덥힌 시민들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른 잎 흩날리던 바람찬 광장에서/시민들이 자그마한 손으로 따뜻한 불씨 나누면서/가슴 사루고 눈 뜨이면서/광화문광장에서 뜨거운 눈물 뿌리고 있었지/이웃의 영혼에 씨앗 뿌리고 거름 주면서/시민들은 목이 아프게 촛불로 팍팍한 역사 쓰고 있었지" (시 '겨울밤 어루만지는 종소리' 중)

박 전 대통령 파면이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된 다음 날인 3월 11일 21차 촛불집회에서 시인은 촛불의 승리를 이렇게 노래한다.

"민들레 꽃씨 터지는 시민혁명 초신성/폭발하는 음력 2월 보름밤/아빠의 무동 타고 노란 옷의 여자아이가 시민들에게/자꾸만 자꾸만 두 손 흔드는 설레는 밤/광화문에서 한없이 빛이 쏟아지면서 바람이 피우는/정다운 패랭이꽃 보이고/세종문화회관 올바른 민주주의 대한민국, 우러러보는/남자를 부둥켜안은 여인이 외쳤다//-오늘 밤 우리는 역사를 저 하늘에 새겼다! (시 '광화문광장에 패랭이꽃 피고' 중)

시인은 "광장에서 촛불을 밝힌 시민들, 자유를 외치다가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이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고 말했다.

1985년 시집 '궁뜰 외할머니네 이야기'로 등단한 시인은 전국국어교사모임 창립 회장으로 '민족문학교과서'를 함께 편찬했으며 현재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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