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지난달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승리한 우파 국민당과 제3당이 된 극우 자유당이 연립정부 구성을 협상 중인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빈에서는 시민 3천여 명이 모인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과 전등, 자전거용 전조등 등을 손에 들고 총리 집무실 등이 밀집한 빈 시내 정부 청사 거리에 모여 자유당의 연정 참여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총선 후 한 달 동안 열린 집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
주최 측은 8천∼1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3천 명으로 집회 인원을 추산했다.
집회를 주최한 시민단체 중 한 곳인 SOS 미트멘쉬의 알렉산더 폴라크는 "오스트리아 공화국 정부는 극우와 털끝만큼도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브리기테 그리서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증오를 먹고 자라는 자유당은 사람들을 편 가르려 한다. 그래서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총선에서 31세의 젊은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이끈 국민당은 전체 183석 중 62석을 차지하며 11년 만에 제1당이 됐다. 국민당과 연정을 구성했다가 등을 돌린 사회민주당은 52석, 자유당은 51석을 얻었다.
총선 전 사민당과 국민당의 내홍이 심했던 터라 두 정당이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00년 총선이 끝난 뒤 국민당이 제1당인 사민당을 배제하고 자유당과 전격적으로 연정을 꾸렸을 때 몇 달 동안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기도 있다.
당시 10만 명 이상이 거리로 나왔고 유럽연합(EU)은 오스트리아에 제재 방침을 밝히기도 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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