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짐 자무시 신작 개봉
씨네큐브선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연말 성수기 출격을 준비하는 가운데 외국 거장들의 작품도 잇따라 국내 관객을 찾아온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신작 '세 번째 살인'에서 색다르고 과감하게 변신한다. '세 번째 살인'은 변호사 시게모리(후쿠야마 마사히루)가 자신을 해고한 공장 사장을 살해해 사형이 확실시되는 미스미(야쿠쇼 코지)의 변호를 맡아 진실을 파헤쳐가는 법정 스릴러다.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는 데만 관심 있는 시게모리는 사건을 캐면 캘수록 혼란을 느끼는 동시에 진실에 다가간다. '걸어도 걸어도'(2009),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 가족 드라마로 명성을 쌓은 고레에다 감독이 살인사건이라는 강렬한 소재를 끌어들인 탓에 더욱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고레에다 감독은 "최근 몇 년간 가족 드라마를 했던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이가 생기는 등 개인적으로 가족과 관련해 생각할 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조금 시야를 넓혀 일본 사회에 살면서 무엇에 절실한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해 볼 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한다는 것에 대해 파헤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천국보다 낯선'(1983)의 짐 자무시 감독은 다음달 21일 '패터슨'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뉴저지 패터슨시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패터슨(애덤 드라이버)의 일주일을 담담하고 시적으로 그린 영화다.
버스를 몰고, 혼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귀가해 산책하는 단조로운 하루다. 반복되는 일상을 조금씩 변주하며 패터슨의 시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삶의 아름다움은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소소한 것들에 있다는 메시지다. 영화는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호평받았다.
대만 뉴웨이브를 이끈 에드워드 양(1947∼2007)의 걸작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은 이달 23일 국내에 개봉한다.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에드워드 양 특별전 등 국내 영화제에서 몇 차례 상영되긴 했지만, 극장 개봉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는 한 소년이 소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961년 대만에서 처음 발생한 미성년자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중국 공산당 집권 후 대만으로 건너간 한 가족과 소년을 통해 1960년대 불안한 시대와 폭력의 세계를 담아냈다. 러닝타임이 3시간 57분에 달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짐 자무시의 작품을 좀 더 일찍 만날 기회도 있다. 다음달 1∼6일 예술영화관 씨네큐브에서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이 열린다. '세 번째 살인'과 '패터슨'을 비롯해 클레어 드니 감독의 '렛 더 선샤인 인',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두 개의 사랑' 등 국내 미개봉작 16편을 선보인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만든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종이달'(2014)을 연출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신작 '아름다운 별'도 상영된다. 불교 지도자 틱낫한과 그를 따라 수양하는 이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워크 위드 미'에선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내레이션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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