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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첫 AI 고창…병아리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농장 텅 비어

입력 2017-11-21 11:48   수정 2017-11-21 16:06

[르포] 첫 AI 고창…병아리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농장 텅 비어

오리·닭 취급 음식점, 줄줄이 예약 취소 사태




(고창=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축산기업에 납품을 못 하고 있당게요. 가만히 손 놓고 있을랑게 속이 다 타들어 가네요."

올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으로 발생한 전북 고창군에서 육계농장을 운영하는 황모(50)씨는 21일 너른 농장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병아리 6만∼7만 마리로 꽉 차 있어야 할 농장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병아리 울음으로 가득한 농장에서 사료 뿌리기에 바빴겠지만, 하릴없이 손을 놓고 있다.

지난 19일 고창군 흥덕면의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이후 입식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차례 축산기업에 납품하지 못하면 2천500여만원의 금전적 손해를 보지만, AI가 종식되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황씨는 "작년에도 AI가 터져서 죽을 맛이었는데, 찬 바람 부니까 어김없이 또 AI가 찾아왔다"며 "손을 써볼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속은 타들어 가고 이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더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오리와 닭을 취급하는 음식점도 밀려드는 예약 취소와 메뉴 변경 요청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창군 흥덕면에서 오리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모(45)씨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예약 취소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뺐다.

오후 5시에 오기로 했던 단체 손님들이 '예약을 취소하겠다'고 알려왔지만, 메뉴를 변경하는 선에서 가까스로 붙잡았다.

오리 요리를 주문하는 손님이 있어도 재료는 AI 전에 받아둔 30마리 중 1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당장 음식점 운영에 큰 타격은 없겠지만, AI 사태가 장기화하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

AI 발생 농가는 살처분 보상금이라도 받지만, 음식점 업주는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

유씨는 "지난해에 발생한 AI 여파가 가실 때쯤 또 같은 일이 발생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AI가 우후죽순 터지면 오리 물량을 받을 길이 없으니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허탈해했다.

d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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