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탄생 120주년…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의 문학세계

입력 2017-11-27 11:50   수정 2017-11-27 14:01

염상섭 탄생 120주년…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의 문학세계

국립중앙도서관 기획전…1924년 '해바라기' 초판본 첫 공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그는 제국주의·자본주의·사회주의 등 근대의 주류적 권력과 끊임없이 불화와 긴장을 형성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평생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기존 지배질서와는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습니다."

소설 '표본실의 청개구리', '삼대'로 유명한 횡보(橫步) 염상섭(1897∼1963)의 탄생 12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그의 문학세계를 새롭게 살피는 기획전이 28일부터 열린다.

전시 개막에 앞서 27일 진행된 간담회에서 만난 이종호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는 횡보의 작품을 재해석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횡보는 자연주의·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졌으나,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이념은 민주주의였다"며 "제국주의부터 냉전 시기까지 그는 계속해서 비판적 시선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24년 7월 박문서관이 펴낸 '해바라기'와 1926년 간행된 소설집인 '금반지', 오영식 전 보성고 교사가 소장하고 있는 아동문학서 '채석장의 소년' 등 희귀 서적이 공개된다.

특히 해바라기는 한국 최초의 근대 여류 화가인 나혜석과 김우영의 결혼을 소재로 한 소설로, 내용은 이미 알려졌으나 초판본이 일반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염상섭과 나혜석은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부터 교분을 쌓았고, 나혜석은 염상섭의 창작집인 '견우화'의 표지를 그렸다. 해바라기와 견우화는 한편에 나란히 전시됐다.

전시는 7부로 구성되며, 1919년 3·1 운동부터 1960년 4·19 혁명까지 40여 년간의 현대사가 오롯이 담긴 횡보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조명한다.

일본에서 공부하던 주인공이 아내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조선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묘사한 '만세전'을 시작으로 대표작인 '삼대', 30대 과부의 외로운 생활을 다룬 '일대의 유업', 한국전쟁 당시의 보편적 인간애에 집중한 '취우'까지 횡보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또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일간지 기자로 근무하며 기사를 작성해 '쌍수집병'(雙手執餠·양손에 떡을 잡는다)이라는 표현을 들었던 횡보의 폭넓은 문필생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염상섭의 막내딸인 염희영 여사가 보관하고 있던 육필 원고와 계약서, 원고지함, 지갑, 군번표 등 횡보의 유품도 볼 수 있다.







전시장 출구 옆에는 횡보의 작품을 따라서 써 보고, 일제강점기 서울 충무로 일대를 그린 그림에 색칠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해바라기와 금반지 등 새롭게 입수한 근대문학 자료를 선보이고, 횡보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며 "자료 수집과 보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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