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67.16
(56.54
1.38%)
코스닥
937.34
(2.70
0.2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베이징시, '사회적 약자' 농민공 강제철거에 분노한 中중산층

입력 2017-11-30 15:14  

베이징시, '사회적 약자' 농민공 강제철거에 분노한 中중산층

무차별 퇴거조치에 시민·지식인 저항…한발 물러선 베이징시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 베이징 남쪽 교외에 사는 프로그램 매니저 장베키는 이웃 빈민촌에 사는 농민공들의 비참한 삶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농민공들이 사는 임대아파트에 불이 나 19명이 숨진 이후 수천명의 농민공들이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철거되는 것을 보고 눈을 떴다.

장씨는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라며 분노했다.

베이징시 정부는 지난 18일 밤 다싱(大興)구 신젠(新建)촌 빈민촌에 화재가 발생하자 농민공으로 불리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거주지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 농민공들은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 그동안 살아온 임대 주택에서 갑자기 철거를 해야 했으며 일부 주민들은 명령 몇 시간 만에 집을 비워야만 했다.

급격한 산업화 물결 속에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온 이들 농민공이 처한 비참한 삶은 죽어 있던 중국 중산층과 베이징 시민, 지식인들의 의식을 일깨웠다.





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은 도시 빈민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통해 임시숙소 제공과 무료 이삿짐 운반 서비스 등의 지원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베이징시 정부와 공안 당국은 이들 단체가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불법 단체라며 지원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탄압을 가하기도 했다.

장씨는 농민공들이 베이징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야채를 사더라도 이들이 운영하는 조그만 노점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구매했다.

그녀는 "내 삶의 불편함은 아주 조그만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렇게 추운 날씨에 몇 시간 만에 농민공들을 집에서 쫓아내는 방식이 난 싫다"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을 통해 당국의 강제철거 집행과 탄압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과 소식을 퍼날랐으며 이를 접한 베이징 중산층 시민들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중국의 지식인 100여 명은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 등에 강제철거를 중단하라는 공개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전국 곳곳에서 반발 여론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27일 간부회의를 열고 철거민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라고 지시했다.






장씨는 "이들 농민공은 베이징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이들을 내쫓기보다는 주거공간의 안전성을 개선하는 것이 올바른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잡지 편집인인 펑궈페이(25)도 "주민들이 이사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주고 철거를 집행했다면 정부정책이 쉽게 받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기관에서 일한다는 리웨이도 "노후한 전기시설 등 불안전한 주택에서 사람들을 옮기는 것은 올바르지만 신속한 강제철거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농민공들에게 안전한 임대아파트를 제공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겠냐"고 제시하고 "베이징에는 저소득층들을 위한 각종 주택이 많다"고 덧붙였다.

진보적 성향의 사회 평론가인 시마 난은 소셜미디어에서 국가 지도자들은 인민들의 정서를 느껴야 하며 서민들 삶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skw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