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결의 해놓고"…건설사, 재건축 고액이사비 제안 '여전'

입력 2017-12-01 15:14  

"자정결의 해놓고"…건설사, 재건축 고액이사비 제안 '여전'

GS건설-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이사비 1천만원 제안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건설사들이 과도한 재건축 경쟁을 자제하겠다고 자정결의를 해놓고도 여전히 수주전에서 고액의 이사비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 지역 최대 재건축 사업인 '영통2구역(매탄주공4·5단지)'의 시공권 수주전에서 또다시 고액의 이사비 제안이 등장했다.

영통2구역 재건축 조합이 지난달 27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롯데건설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제안서에서 가구당 이사비 1천만원을 무상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건설은 가구당 이사비 5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500만원은 대여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기준' 고시 개정안을 위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재건축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건설사가 조합원의 이사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했으며, 위반 시 입찰을 무효로 하기로 했다.

건설사들도 지난 10월 '재건축 수주 자정 결의'를 통해 앞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과도한 이사비·이주비 등 양적인 경쟁을 중단하고 질적 경쟁을 도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S건설의 경우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입찰에 참여할 당시 '도시정비 영업의 질서 회복을 위한 GS건설의 선언'이라는 자정 결의문을 배포하고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마케팅과 현혹적인 조건 제시 등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통2구역 입찰 참여 건설사들은 정부의 제도 개선안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이라 법 위반은 아니며, 조합에서 1천만원 상한 내에서 이사비를 제안토록 한 입찰조건에 맞춰 이사비 지원 제안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롯데건설은 "국토부의 권고안 시행시기가 12월이고, 이 사업장은 그 전에 공고가 나서 법 위반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입찰공고는 국토부 개선안 발표 이전에 나온 것으로, 이사비 제안은 건설사가 임의로 제안한 것이 아니라 1천만원 상한으로 이사비를 제안하라는 조합의 입찰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행정당국과 지자체가 이사비 조건에 대해 추가로 제한을 둔다면 그에 따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문의 결과 이 사업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제도 개선방안 발표 당일에 입찰공고가 난 사업지여서 (이사비 지급에 대해) 문제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그러나 국토부의 이러한 해석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토부가 앞서 과다 이사비 지급 등으로 문제 삼은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나 한신3차,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는 이사비 지급과 관련한 논란이나 규정 자체가 없을 때 입찰공고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원 영통지구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이사비 문제가 공론화되고 정부가 제도개선을 예고한 이후 입찰을 진행한 것인데, 이 단지에 대한 고액 이사비 지급을 허용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시정명령으로 서울시가 검토 중인 이사비 지급 개선안을 따를 경우 전용면적 84㎡의 이사 비용은 150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사비 1천만원은 정부가 강조한 '사회 통념상'의 이사비 범주를 넘어서긴 마찬가지 아니냐"며 "한 업체는 뒤늦게 '클린 수주'를 선언한 뒤 사설 신고센터까지 운영하고, 다른 건설사도 자정결의 대회에 참여해놓고 1천만원 이사비를 제시한 것은 일단 공사를 따고 보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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