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올렸는데 왜 은행들이 웃을까

입력 2017-12-02 09:00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올렸는데 왜 은행들이 웃을까

공짜 예금 많다 보니 이자비용 조금 늘고 이자수익은 많아져

운용수익률 늘어 보험사도 유리…채권 찍어 자금 조달하는 카드사는 불리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리자 은행주들의 주가가 대부분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1.45% 떨어지며 2,50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은행주들은 오른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왜 은행들 수익이 좋아질까.

기본적으로 은행은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돈을 모아 돈이 필요한 대출자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그 차액으로 수익을 올린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금리가 오르면 이자수익도 늘어나지만 그만큼 예금자에게 주는 이자비용도 늘어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금리가 오를 때 은행이 좋은 이유는 바로 저(低)비용 예금 때문이다.

은행은 고객에게 빌려오는 전체 예금액 안에서 대출을 해주는데, 이 예금액 중 30∼40%는 수시입출금 통장처럼 금리가 거의 0%인 저비용 예금이다.





금리가 올라도 전체 조달금의 30∼40%는 언제나 공짜이다 보니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똑같이 올라도 수익은 더 늘어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은행이 매년 1조원의 예금을 모아 대출로 굴리는데, 모으는 돈의 35%인 3천500억원은 금리가 없는 저비용 예금이다.

기준금리가 올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모두 1%포인트 올린다면 대출로 늘어나는 이익은 1조의 1%인 100억원이다.

반면 늘어나는 조달비용은 1조의 65%인 6천500억원의 1%, 즉 65억원뿐이다.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마진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그나마 올리는 예·적금 금리도 통상 대출금리 인상 폭보다 작다 보니 은행의 이득은 더 커진다.

대출금리는 통상 금융채나 코픽스 등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놓아 시장금리에 따라 자주 움직인다.

반면 예금금리는 은행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금리운영위원회에서 각종 비용을 따져가며 결정하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는 바로바로 오르지만, 예금금리는 천천히 올라 은행들이 시차 이익을 볼 수 있다.

보험사들도 금리 인상이 반갑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보험료를 받아 주로 만기가 수십 년으로 길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에 주로 투자한다.

채권 금리는 기준 금리가 오르면 따라 오르고 반대로 채권 가격은 내려간다.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 채권을 팔아 수익을 내는 투자자에게는 불리하지만, 보험사처럼 채권을 만기까지 들고가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 가격이 내려가도 상관없고 오히려 채권을 싸게 살 수 있어 유리하다.

또 예상되는 투자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예정이율이 올라가고 보험료는 떨어져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카드사는 금리 인상이 악재다.

카드사는 기본적으로 회사채를 찍거나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린 후 이 돈을 가지고 고객이 카드를 사용하면 가맹점에 고객 대신 돈을 내준다.

대신 가맹점에서는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내는데 가맹점에 받는 수수료는 금리와 상관없이 이미 정해져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수수료는 그대로고 조달 비용만 늘어나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또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할부 등의 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 이미 받는 금리가 법정 최고 금리 근처일 정도로 높아 기준금리가 오른다 해도 더 올리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는 은행이나 보험사와 달리 울상이 된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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