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금까지 저희를 잘 이끌어주셔서 기쁨의 표시를 했습니다."
삼성화재가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첫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삼성화재는 5세트에서 9-14까지 뒤졌지만 내리 5득점 하며 듀스를 만든 뒤 22-20으로 대한항공을 따돌리고 11연승을 완성했다.
믿기지 않는 승리에 삼성화재 선수들은 펄쩍펄쩍 뛰었다. 주장 박철우는 방송 인터뷰 중인 신진식 감독에게 물을 뿌렸다.
이날 22점에 공격 성공률 56.75%로 맹활약한 박철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물세례'에 대해 "너무 좋아서 그랬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저희를 잘 이끌어주셔서 기쁨을 표시하고 싶었다"며 "NBA(미국프로농구) 같은 데서 하는 걸 보고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은 훈련, 경기 때는 엄격하시지만, 사석에서나 회식 자리에서는 편하게 해주신다. 껄끄럽다거나 어려운 감독님이었다면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11연승이지만 연승은 신경 안 쓴다. 오히려 5세트 9-14에서 잡았다는 게 의미 있다. 솔직히 거의 포기했다. 심지어 듀스 때도 그랬다. 지는 경기에서 나온 보너스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 감독은 비록 승리했지만 반성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은 경기였다고 했다. 주장인 박철우도 동의했다.
그는 "연승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며 "계속 이기고 싶고, 그러다 보니 급해졌다. 이기고 지고가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게 안 된 셈"이라고 했다.
올 시즌,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장을 맡은 박철우는 강한 책임감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신 감독이 아직 외박을 줄지 말지 결정을 못 했더라는 말을 전해 들은 뒤 "외박 안 줘도 상관없다"며 "이기는 맛이 더 좋다"고 듬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약간 달랐다. 그는 "감독님이 선수들을 믿어주시기 때문에 아마도 외박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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