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훈 감독 "영화 '끼워팔기' 말고 관객에 볼 권리 달라"

입력 2017-12-08 18:37   수정 2017-12-08 18:49

민병훈 감독 "영화 '끼워팔기' 말고 관객에 볼 권리 달라"
'황제' 들고 관객 찾아가 상영…"지친 삶 회복시키는 게 이 영화의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새벽 시간에 한 번 넣어주고 상영하면 이건 끼워팔기밖에 안됩니다. 상영하기로 했으면 공평하게 상영시간을 줘야죠. 이건 우리 영화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관객의 볼 권리를 달라는 겁니다."
민병훈 영화감독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의 스크린 독과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몇 개의 큰 영화가 2천600개 스크린 중 2천개를 가져간다면 굳이 제가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이상한 것"이라며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영화계의 고질병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 감독은 그동안 스크린 독과점과 일명 '퐁당퐁당'으로 불리는 교차상영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다. 2012년 자신이 연출한 영화 '터치'가 첫 주부터 오전과 심야시간대에만 상영되자 스스로 조기 종영을 선언하고 영화진흥위원회에 멀티플렉스의 불공정 거래를 신고하기도 했다. 신작 '황제'는 처음부터 극장 개봉을 하지 않은 채 영화를 원하는 관객을 찾아가 상영하고 있다.
민 감독은 "어느 감독이 자기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고 싶겠느냐"면서도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그동안 발언한 사람으로서 행동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극장의 노예가 되지 않고 영화를 볼 관객이 있다면 제가 극장을 포기하고 찾아가서 공유하는 게 자존감 있는 영화상영이라고 생각한다"며 "찾아가는 영화가 이 작품을 살리고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출연한 영화 '황제'는 지난 3일 클래식 음악동호회 '풍월당'에서 2회 상영을 시작으로 22일 파주 포도나무하우스 콘서트, 내년 1월 통영 예술단체관람 등 단체상영이 예정돼 있다.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났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극장 대관 상영도 진행한다.
'황제'는 절망감에 빠져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젊은 남녀 3명이 음악을 통해 상처를 치유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민 감독은 영화 '터치'를 둘러싼 문제로 심란한 마음을 김선욱의 공연으로 치유 받고 이 영화를 구상했다.
민 감독은 "제가 받은 위안과 위로를 영화로 관객에게 돌려줄 의무가 있다"며 "아픈 사람과 삶에 지친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서 그들의 삶을 회복시키는 게 이 영화의 목표"라고 말했다.
영화는 김선욱의 공연 일정을 따라 서울과 로마·런던·부다페스트 등지에서 촬영됐다. 간담회에 동석한 김선욱은 "제가 음악 활동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고 찾아가는 영화의 취지에도 공감을 하고 있다"며 "블록버스터 영화만이 아닌 다양한 영화가 관객에게 노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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