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1위' 양효진 "내려놓고 싶어도 욕심이 사라지지 않아요"

'블로킹 1위' 양효진 "내려놓고 싶어도 욕심이 사라지지 않아요"
"2연패 당할 때, 너무 답답해서 미칠 뻔했어요"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양효진(28·현대건설)은 "이제 저도 나이가 있어서, 여기저기가 자꾸 아프다"고 웃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승리욕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현대건설은 9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GS칼텍스와 방문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5-16 25-21)으로 완승하며 2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양효진은 현대건설이 2연패 한 경기에서도 20점 이상을 올렸다. 11월 26일 KGC인삼공사전에서 21점을 올렸고, 12월 5일 IBK기업은행전에서도 20득점 했다.
그러나 팀 동료의 도움을 받지 못했고, 팀은 패했다.
양효진은 "질 거 같지 않은데 패해서 마음이 답답했다. 특정 선수가 부진해서가 아니라 팀이 조금 흔들렸던 것 같다"고 했다.
연패 탈출 의지가 강했던 양효진은 이날 1세트부터 블로킹 3개 포함 9득점 했다. 장기인 블로킹은 물론 속공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양효진은 이날 블로킹 6개를 포함해 20득점 하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그는 "3세트를 내줄까 봐 마음을 너무 졸였다. 승패에 초연했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많은 경기를 해도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 얼굴도 찌푸리고…"라며 웃었다.
한숨을 길게 내쉰 양효진은 "선수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마음이 편하려면 최대한 많이 이겨야 한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 덕에 자주 이긴다.
연패를 당해 한국도로공사(승점 30·8승 4패)에 1위 자리를 내줬으나 이날 승리로 격차를 승점 2로 줄였다.
양효진은 "도로공사만 의식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 여자부가 평준화돼 쉽게 이길 팀도, 질 것 같은 팀도 없다"며 "다만 1위를 달리다 그 자리를 내줘서 신경이 쓰이긴 한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의 독보적인 센터 양효진은 쉴 틈이 없다. 긴 시즌을 끝내면 대표팀에 합류해 국제 대회를 치른다.
양효진은 "아무래도 쉬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몸이 무겁긴 하다. 그래도 보강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상황을 받아들였다.
현대건설의 높이를 함께 키우는 동료들은 양효진에게 큰 힘이 된다.
양효진은 "(센터) 김세영 선배와는 '우리 영원히 한 팀으로 뛰자'고 이야기한다. 이다영은 아주 공격적인 세터고, 블로킹도 참 잘한다"며 "나는 중앙만 잘 지키면 된다. 한결 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건설의 중심은 양효진이다.
8년 연속 블로킹 1위를 달성한 양효진은 이번 시즌에도 블로킹 1위(세트당 1개)를 달리며 9년 연속 타이틀 수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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