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바닷가 송림보호를 위해 친 목책을 군의원이 고의로 훼손해 물의를 빚고 있다.

10일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포해수욕장에서 민원해소를 위해 현장을 찾은 태안군의회 김진권 의원이 공원사무소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국립공원구역 보호를 위해 친 목책 사이를 연결한 로프를 과도로 잘라냈다.
김 의원은 당시 사유지 안에 있는 해양쓰레기 집하장이 폐쇄돼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해수욕장 번영회 측의 민원으로 현장 방문 중이었다.
이 사유지를 임대해 야외캠핑장 등으로 사용해온 임대인은 최근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측에서 캠핑장 인근 국립공원 송림구역(군 소유지)이 불법 캠핑 등으로 훼손되지 못하도록 목책을 설치하고 로프를 쳐서 출입을 통제하자, 이에 반발해 사유지 안에 있는 쓰레기집하장으로 출입하는 통로를 폐쇄한 상태였다.
김 의원은 이날 목책 앞에서 몽산포해수욕장 번영회 관계자와 군 공무원, 공원사무소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군 소유 땅인데 왜 (군이) 협의해 줘서 시설물을 여기 설치하게 했느냐. 당장 철거하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직원을 시켜 차에 있던 20㎝가량 크기의 과도를 가져와 로프를 자르라고 했으나 직원들이 머뭇거리자 "못하겠다면 내가 하겠다"라며 직접 목책 사이를 연결한 로프 2개를 잘랐다.

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사유지 임대인이 불법으로 야외 캠핑장을 운영하면서 송림지역까지 무분별하게 차를 들여보내거나 텐트를 치는 등 송림을 훼손해 몇 차례 주의를 시켰으나 이행하지 않아 공원자원 보전과 탐방객 안전을 위해 땅 소유주인 군과 협의를 거쳐 경계울타리를 친 것"이라며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나온 군의원이 전후 사정에 대한 이해 없이 국가시설물을 고의로 훼손해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태안군 공무원은 "관리공단 측에서 송림보호용 목책을 설치하자 이에 반발한 임대사업자가 쓰레기집하장으로 가는 통로를 막아 민원이 생겼고 이를 해결하고자 김 의원이 중재를 서던 중 그런 일이 발생했다"라며 "임대사업자와 원만한 협의를 촉구하다가 우발적으로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립공원 송림구역이 군소유지인 데다 관광객들이 누구나 쉴 수 있는 편안한 쉼터가 돼야 하는데 목책으로 막아 놔 이미지도 안 좋고 쓰레기 처리지연 문제까지 발생해 국립공단 측과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눴으나 말이 통하지 않아 로프 일부를 직접 잘랐다"라며 "개인이 불법을 하면 그것에 대해 처벌을 하면 되는데 목책까지 설치하는 바람에 또 다른 주민불편으로까지 확산해 해결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태안경찰서 측은 국립공원 내 시설물 훼손에 대해 조만간 당사자들을 불러 사실확인에 나설 예정이며, 김 의원에 대해서는 업무방해나 재물손괴 혐의 적용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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