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 "일본 정부, 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해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13일 난징(南京) 대학살 80주년을 맞아 중국 전역이 추모 열기에 휩싸인 가운데,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한 중국 내 위안부 피해자가 20명도 채 남지 않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 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 소속 류광젠 연구원은 SCMP에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생존한 사람은 15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류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군은 1931년 상하이(上海)에 처음 위안소를 설치했고 이후 주둔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 1천여 곳의 위안소를 설치했다. 일본군에 끌려가 성노예를 강요당한 위안부는 40여만 명에 달한다.
15살이었던 1943년 일본군에 끌려간 허위롄(89) 할머니는 74년이 지난 지금도 악몽에 시달리며 "나가! 나가!"를 외치곤 한다.
당시 일본군은 허 할머니가 살던 산시(陝西)성 우샹(武鄕)현의 마을에 쳐들어와 사람들을 마구 죽이고 마을을 불살랐으며, 허 할머니를 비롯한 7명의 소녀를 윤간한 뒤 군 위안소로 끌고 갔다.
전쟁이 끝난 후 마을로 돌아온 허 할머니는 위안소 시절의 후유증으로 아이조차 가질 수 없었다. 이에 그녀를 불쌍하게 여긴 여동생이 자신의 딸을 입양하게 해 삶의 희망을 되살려 살아갈 수 있었다.
1981년 허 할머니는 자신의 고향 출신의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함께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에 참가했다.
허 할머니는 "나는 일본군이 저지른 악마와 같은 소행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회피할 수 없는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1992년부터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25건의 소송을 일본 법원에 제기했지만, 모두 패소했다.
일본 정부는 사과와 보상을 외면하고 있지만, 일본 민간단체 중에서는 진심 어린 사과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2010년 일본의 한 기독교 단체는 허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을 찾아와 일본군의 만행을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이 단체를 이끈 토모코 하세가와는 "우리의 사과가 위안부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의 치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의 노력은 중국과 한국, 일본의 미래 세대를 위한 사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기정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한국 정부에 등록한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33명으로 줄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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