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안전' 강조했는데"…크레인 사고 사망자 동료 눈물

입력 2017-12-19 08:23   수정 2017-12-19 08:47

"언제나 '안전' 강조했는데"…크레인 사고 사망자 동료 눈물

사고 당일도 다른 현장 동료에게 "조심해서 일해라" 전화

(평택=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마지막으로 통화할 때도 조심해서 일하라고 걱정해 준 형님이었는데…"
지난 18일 오후 경기 평택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로 숨진 정모(52)씨의 동료 전모(47)씨는 시신이 안치된 평택 성모병원으로 달려와 눈물을 쏟았다.



그는 20여년 전 타워크레인 작업을 하다 정씨와 만나 최근까지 같은 팀에서 일하면서 친형제나 다름없이 지내왔다.
전씨는 사고 당일 점심때에도 안부를 묻는 전화를 했는데, 정씨가 한나절 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다며 통곡했다.
전씨는 "형님(정씨)과는 점심때도 전화 통화를 해 어느 현장에서 일하는지 안부를 물었다"며 "조심히 일하라고 격려해준 사람이 이렇게 떠날 수 있느냐"고 슬퍼했다.
뜻밖의 사고로 비명횡사한 정씨는 젊은 시절 사업을 하다가 사기를 당해 여인숙을 전전하는 어려운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천 원짜리 한 장이 생기면 컵라면을 하나 사서 부숴 먹으며 허기를 달랬고, 이 과정에서 타워크레인 일을 시작했다.
전씨는 "일 왜 시작했냐고 물으면 항상 '자식들 때문이지'라고 얘기했다"며 "자식들 가르치고 시집 장가도 보내야 한다면서 십원 한 장 허투루 쓰지 않은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30년 가까이 타워크레인에 오른 정씨는 후배 동료들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큰형 같은 존재였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서울에서 홀로 자취생활을 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동료들은 말한다.
전씨는 "타워크레인 작업은 각자 맡은 역할을 각자 수행해야 하는 일인데 형님은 여유가 날 때마다 주변 동료들을 챙기며 도움을 건넸다"며 "항상 '조심히 일해라. 죽지 마라'라는 안부 인사를 서로 건넸는데 다신 볼 수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씨는 전날 18층 높이에서 타워크레인 인상작업을 하던 중 지브(붐대)가 꺾이는 바람에 추락했다. 함께 있던 작업자 4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st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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