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쳐, 무스타라비다"…팔레스타인 시위대 침투 이스라엘 요원

입력 2017-12-19 16:51  

"도망쳐, 무스타라비다"…팔레스타인 시위대 침투 이스라엘 요원
완벽 아랍어 구사…이스라엘군에 접근하도록 유인후 시위대 체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인 행세를 하면서 반(反)이스라엘 시위를 벌이는 팔레스타인 군중에 섞여 이스라엘 잠복 요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팔레스타인 억양의 아랍어와 관용구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고, 시위대와 같은 카피예(팔레스타인의 전통 복식인 체크무늬 두건)와 마스크를 쓰고 시위에 동참한다.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군에게 돌을 던지고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구호도 앞장서 외친다. 그러면서 시위대를 이스라엘군과 근접하도록 유인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과 충분히 가까워졌을 때 이들은 돌변한다.
옷 속에 숨겼던 권총을 꺼내 공중으로 발사한 뒤 옆에 있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고 넘어뜨린다.
그러면 이스라엘군이 바로 달려와 시위대를 체포한다.
잠복 요원에게 속은 것을 뒤늦게 알아챈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그때야 소리친다.
"도망쳐, 무스타라비다"
무스타라비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아랍인에 섞여 살면서 언어와 습관이 아랍화된 유대인을 뜻하는 아랍어다.
이스라엘군은 아랍인처럼 말하고 생각하도록 고도로 훈련된 이들을 팔레스타인 사회에 침투시킨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 전문가 안토이네 샬하트는 알자지라 방송에 "무스타라비의 주된 임무는 팔레스타인 정보 수집, 체포 등이다"라며 "이스라엘 건국 이전 1942년 조직됐고 이스라엘군의 핵심이 된 무장조직 하가나의 지하 정예부대 팔마크 소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아랍어를 모국어처럼 말해야 한다"면서 "4∼6개월간 팔레스타인 방언이나 자신이 활동하는 아랍국가의 아랍어 억양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을 완전히 이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잘 알려진 무스타라비는 1978∼2005년 가자지구에서 암약한 '심숀'이라는 별칭의 조직이라고 샬하트는 소개했다.
알자지라는 13일 라말라 북쪽 초입에서 벌어진 반이스라엘 시위에서 무스타라비 여러 명이 시위대에 침투해 팔레스타인 청년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기자 라샤 하르잘라는 5명 정도가 총을 꺼내더니 공중으로 총을 쏜 뒤 이스라엘군이 물밀듯 몰려왔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하르잘라는 "시위대가 돌을 던져도 이스라엘군이 대응하지 않아 의심이 들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대응하지 않으면 시위대 중에 무스타라비가 섞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어떻게 그들을 알아챌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무스타라비가 시위대에 등장하면서 팔레스타인은 더 바짝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시위대를 이스라엘군에게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일행이 있다면 더 시위 참가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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