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20일 개봉하는 영화 '신과 함께:죄와벌'이 19일 오후 실시간 예매율 50%를 넘어섰다. 예매 인원만 15만3천 명에 이른다.
'신과 함께'의 웹툰 원작자인 주호민 작가도 이날 트위터에 "한순간도 지루함이 없었고, 진기한 변호사의 부재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멋진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시사 후기를 올렸다.
영화 개봉을 하루 앞둔 이 날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용화 감독은 좋은 소식이 들려오는 데 대해 "신기한 경험이다. 소름 돋는다"는 말로 긴장감을 드러냈다.
'신과 함께'는 김 감독에게 큰 모험이자 도전이었다.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사후세계를 시각적 특수효과(VFX)로 구현했다. 139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전체가 특수효과로 뒤덮여있다. 이 때문에 총 제작비만 400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1편과 2편을 동시 촬영했다. 1편이 성공해야 2편도 흥행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김 감독은 "'나태지옥'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잠 안 자고 열심히 했다"며 그간의 고생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를 잇따라 흥행시켰지만, 디지털 캐릭터 고릴라를 주인공을 내세운 전작 '미스터 고'(2013)로 흥행의 쓴맛을 봤다. 300억 원을 투입했지만 132만 명만 '미스터 고'를 봤다. 쓴맛 정도가 아니라 '폭망(폭삭 망함)'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이 다시 판타지영화의 메가폰을 잡기는 쉽지 않았을 터. 김 감독은 "'미스터 고'의 실패를 겪으면서 내가 '우물 안에서 살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고릴라가 야구를 한다는 기획으로 한중합작영화라니… 영화를 다 만들고 보니 '애들(아이들) 영화'였다"고 떠올렸다.
김 감독은 "그 당시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같은 영화로 재기해야 하나 생각을 했다"면서 "그런 와중에 '신과 함께' 시나리오가 들어왔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하는 게 소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VFX 기업 덱스터스튜디오의 대표인 김 감독은 이 영화의 연출자이자, 제작자로서 참여했다.

김 감독은 책으로 8권에 이르는 방대한 웹툰을 2편에 나눠 담기 위해 원작을 각색했다. 원작의 핵심 캐릭터인 진기한 변호사와 저승차사 강림(하정우 분)을 하나로 합쳤다. 저승에서 재판받는 자홍(차태현)과 군에서 총기사고로 숨지는 육군 병장 수홍(김동욱)을 형제로 설정한 점도 원작과 다르다. 자홍의 직업도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의로운 소방관으로 바꿨다.
김 감독은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하는 것은 스토리가 분산돼 힘들다고 생각했다"면서 "2편까지 보면 진기한의 탄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과 함께' 전반에 흐르는 주제는 모성과 효심이다. 영화 내내 자홍의 사모곡이 이어지다 보니 지나치게 신파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김 감독은 "신파는 개연성 없이 강제로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지만, 영화 속에서 이물감 없이 느껴지면 신파가 아니라 감동"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원작보다 효심이 더욱 강조된 것은 감독 개인의 경험을 시나리오에 녹였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대학 시절 생선장사와 막노동 등 온갖 일을 하며 병든 노모를 수발했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설이 있잖아요. 저도 어머니께 용서를 빌고 싶었습니다. 제가 진심을 담아 제 이야기를 하면 관객도 위로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죠. 그래서 원작의 정수를 살리면서 제가 느꼈던 진짜 감정인 용서와 위로를 키워드로 삼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는 시각적 특수효과 면에서 한국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쥬라기 공원' '반지의 제왕' 등 다양한 할리우드 영화를 참고자료로 활용했다.
김 감독은 "특수효과만큼은 할리우드 영화 '원더우먼'보다 낫다"고 자평했다.
"마블 시리즈의 경우 편당 특수효과 비용만 1억 달러가 넘고, 5천명∼1만명에 달하는 인력이 투입됩니다. 우리는 고작 300명으로, 75억원을 들여 완성했습니다. 인력 대비 기술력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김 감독은 마블 히어로의 창시자인 스탠 리의 제작사 파우엔터테인먼트가 만드는 슈퍼히어로 영화 '프로디걸'의 연출자로도 낙점됐다. 현재 제작사 측과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또 '신과 함께'가 흥행에 성공하면 3편 제작도 고려 중이다.
"한국도 프랜차이즈 영화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시작하느냐의 문제일 뿐이죠. 한국만큼 마블 영화가 잘되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앞으로 한국의 프랜차이즈 영화에 사람들이 열광할 날이 올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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